남해 바래길 4코스 섬노래길/사진=한국관광공사

[한국스포츠경제 박정욱] 지독한 한파도 잠깐, 어느새 봄기운이 완연하다. ‘상춘(賞春)’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따스한 기운이 감도는 봄바람을 느끼며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다.

한국관광공사가 매월 선정하는 ‘3월의 각 지역별 좋은 걷기여행길’은 긴 겨울잠에서 개구리가 깨어나는 경칩(驚蟄)에 어울리는 곳이다. 봄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3월의 걷기여행길, 8선

남해 바래길 4코스 섬노래길(경남 남해)

‘미륵이 돕는 마을’이란 뜻을 가진 경남 남해 미조(彌助)항은 대표적인 미항(美港)이다. 미륵불이 지키는 밤바다는 아름답다. 봄이면 먼 바다서 그물로 잡은 멸치를 터는 풍경이 펼쳐진다. 미조항을 지나는 남해 바래길 4코스는 ‘섬노래길’로 불린다. 바닷가를 끼고 돌면서 높낮이도 심하지 않아 걷기 편하다. 3월이면 발갛게 올라오는 벚나무 꽃봉우리를 벗 삼아 걸을 수 있다.

진해 드림로드 2코스 천자봉해오름길(경남 창원)

진해시 시절의 임도였던 안민도로를 활용해 만든 걷기길이다. 총 4구간 중 제2코스 천자봉해오름길은 안민휴게소에서 만남의 광장 위 갈림길까지 10km에 이른다. 복숭아나무, 대나무, 편백나무 등 다양한 수종에 둘러싸인 채 산세를 따라 부드럽게 굽어 돈다. 진해 앞바다가 발 아래 아름답게 펼쳐지고, 웅산을 중심으로 천자봉과 장복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멋진 풍광을 이룬다.

대구올레(팔공산 올레길) 4코스 평광동 왕건길(대구 동구)

팔공산이 키워낸 100년 전통의 ‘평광사과’ 재배지를 따라 이어진다. 평광동 입구의 효자 강순항나무를 출발해 작고 아담한 저수지인 평광지를 거쳐 신숭겸 장군의 영각과 유허비가 있는 모영재를 왕복하는 7.4km 길로, 3시간 남짓 걸린다. 봄철 사과꽃이 필 때(4~5월)와 가을철 사과가 익어갈 때가 가장 아름답다. 근육질의 사과나무에 연둣빛 새싹이 돋아나는 3월도 좋다.

강화나들길 11코스(인천 강화)

석모도의 매력을 듬뿍 담은 길이다. 석포리선착장에서 출발하면 시커먼 갯고랑 너머로 갯벌이 펼쳐지고, 제방을 따라 보문선착장과 어류정항을 지나면 호젓한 숲길을 통과한다. 숲길 끝에 민머루해변이 자리한다. 다시 제방길을 따라 왼쪽으로 바다, 오른쪽으로 낙가산을 끼고 전진하면 보문사에 닿는다. 보문사에서 마애석불좌상 앞에 서면, 그 앞에 멋진 서해가 반긴다.

강진 바스락길(남도명품길) 1코스(전남 강진)

전남 강진에 있는 해발 400m의 만덕산은 백련사와 동백나무숲, 다산 정약용의 유배처였던 다산초당으로 유명하다. 다산과 백련사의 혜장선사가 우정을 나누며 오가던 길에 옛 사람들의 흔적이 남아 있는 길을 더했다. 길은 만덕산을 지나 석문산으로 이어진다. 55번 지방도로 단절된 구간은 구름다리를 놓았다. 남도명품길의 강진 구간 1코스 ‘인연의 길’이다.

평화누리길 2코스 조강철책길(경기 김포)

김포에서 가장 높은 문수산(376m)을 넘어 한때 서해를 통해 한성으로 드나들던 배들이 물때를 기다리며 정박하던 조강리마을을 지난다. 이 길에서 살짝 벗어나 문수산성 장대까지 가보고 오는 것이 좋다. 그곳에서 펼쳐지는 조강과 염하강의 장쾌한 조망에 남북 분단의 엄혹한 현실이 겹쳐진다.

청풍호 자드락길 2코스(충북 제천)

청풍호자드락길 2코스 정방사길은 출발지점과 도착지점의 풍경이 아름답다. 출발지점인 능강교부터 도착지점인 정방사까지 편도 약 1.6km이다. 능강교 아래에 능강계곡이 있다. 계곡의 너럭바위와 크고 작은 바위들, 바위에 뿌리를 내린 나무들이 어우러져 소소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도착지인 정방사 마당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이 길의 백미다.

충주 풍경길 종댕이길(충북 충주)

충주의 산과 호수를 아우르는 길이다. 계명산은 수려한 암봉이 많고, 정상에서 바라보는 충주 시내와 충주호 조망이 일품이다. 계명산에서 충주호를 향해 주먹처럼 튀어나온 작은 봉우리가 심항산이다. 종댕이길은 심항산 둘레를 한 바퀴 돌면서 충주호를 감상하는 호젓한 숲길이다. 곳곳에 전망대가 있어 마음껏 조망을 즐길 수 있다.

박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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