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지호]IBK투자증권이 좀처럼 증권가에서 그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IBK투자증권은 지난해 354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 321억원 보다 10.2% 증가한 금액으로 6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다른 금융지주계열 증권사가 업계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는데 비하면 한참 부족한 성적이다. NH농협금융지주 계열사인 NH투자증권의 순이익은 3,543억원에 달한다. KB증권(2,715억원), 신한금융투자(2,005억원) 등 다른 금융지주계열 증권사에 비해서도 크게 뒤진다.

물론 다른 증권사에 비해 역사가 짧고, 합병 등을 통해 몸집을 불리지도 않았다는 핸디캡이 있지만 지나치게 최대주주(83.86%)인 IBK기업은행 뒤에 숨어 ‘안락한’ 영업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책은행 자회사 특성상 민간기업과의 전면적 이윤 추구 경쟁 등은 못하더라도 경쟁력이 지나치게 떨어지는 건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최대 실적을 올렸다지만, IBK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이익률(ROE)는 6.2% 수준에 그쳤다. 같은 기간 355억원 순이익을 올린 KTB투자증권(8.0%), 403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이베스트투자증권(10.6%), 유진투자증권(649억원, 9.5%), 교보증권(723억원, 9.3%) 등에 뒤진다. 그만큼 자본이 효율적으로 사용되지 않고 있다는 말이다.

김영규 IBK투자증권 사장

이에 따라 김영규 사장이 공언하고 있는 기업공개(IPO)나 증자 역시 당분간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협회 장외시장(K-OTC)에서 IBK투자증권은 채 3,000원도 안 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은 8일 장중 주가(2,700원) 기준 2,613억원으로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5,883억원에 절반에도 못 미친다. 그만큼 투자자와 증권가에서는 IBK투자증권의 미래를 그리 밝게 보고 있지 않다.

중기특화증권사로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조달에 주력하고 있지만, 지난해 IBK투자증권이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 상장시킨 종목은 불과 1개씩에 불과하다. 그나마 코넥스에 6개 기업을 올려 체면치레를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IBK투자증권에 대해 “국책은행 자회사의 한계로 인해 다른 증권사와 경쟁하기는 어렵고 상장도 그리 큰 이슈가 아니다고 본다”면서 “이윤추구보다는 시장의 미흡한 부분을 채우라는 게 국책은행 자회사의 운명”이고 말했다.

이어 “다만,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지금은 시늉을 내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면서 “특성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규 IBK투자증권 사장은 “한계가 있다고 그대로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다”면서 회사 성장에 대한 의욕을 나타냈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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