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중국 사드 보복 여전…롯데마트 매각 당국 승인받아야

[한스경제 변동진] 롯데마트의 중국 사업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고 있는 가운데, 매각 작업도 지지부진해 사면초가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계속되고 있어 이같은 피해가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텅 빈 롯데마트 중국 점포. /연합뉴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2,600억원대 영업적자를 냈다. 사드 보복이 1년째 지속하면서 지금까지 롯데그룹이 입은 피해규모만 약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롯데마트(할인점 사업부)는 지난해 매출 6조5,770억 원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중국 매출은 2,550억 원에 불과하다. 영업이익의 경우 한국에서 220억 원의 흑자를 기록했지만, 중국에서는 2,690억 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마트뿐만 아니라 식품·화학·유통·호텔군을 포함하면 지난해 롯데의 중국 사업 매출액은 약 4조1,547억원이다. 반면 영업이익은 6,209억원의 적자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롯데마트는 중국에서 112개 점포(슈퍼포함)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4곳의 점포가 한꺼번에 영업정지를 당했다. 이어 9월까지 총 87개점이 문을 닫았다. 사유는 소방시설 미비이다. 현재까지 영업재개를 한 곳은 전무하다.

상황이 악화되자 롯데마는 지난해 9월 중국 사업 '전면 철수'를 선언했다. 매각 협상 주관사는 골드만삭스가 맡았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난 최근까지 이렇다 할 타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의 사드 보복이 계속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표면적으로 부분 해지됐지만,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실제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로 넘쳐나던 시내면세점 매장은 보따리상들이 그 자리를 대신 차지했다. 우리나라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2016년 807만명에서 지난해 417만 명으로 반토막 났다. 게다가 쿠루즈 등 단체관광 금지 전면 해제와 항공노선 재개 시기는 여전히 점칠 수 없는 상황이다. 상하이에 연구소까지 설립했던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0% 넘게 감소했다.

원활한 매각 협상을 위해서라도 롯데마트 점포 중 단 몇 개라도 풀어주는 조처가 있어야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전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이는 사드 보복이 현재 진행형이란 방증이다. 무엇보다 중국의 경우 인수합병(M&A) 시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표면적으로 사드 보복은 없다고 하지만, 지난해 면세점을 비롯해 화장품, 여행, 현지 사업 등 전방위 타격을 입었다"면서 "롯데마트 M&A는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장 매각 협상 물꼬가 트이진 않을 것이다"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롯데마트 관계자는 "매각은 주관사인 골드만삭스가 모두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측에도 정보가 없다"고 전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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