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음저협이 공개한 문체부 공문

[한국스포츠경제 정진영] "음악인들의 피와 땀이 만든 결실 수백억 원이 공중 분해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사단법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회장 홍진영, 한음저협)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 문체부)의 압력으로 현재 걷지 못한 저작권료만 800억 원에 달하며 소멸시효의 도래로 징수하지 못한 금액까지 합치면 그 액 수가 수천억 원에 이를 수도 있다고 12일 밝혔다.

지난 2016년 8월 대법원은 롯데하이마트가 이용허락을 받지 않고 매장에서 음악저작물을 사용한 것은 한음저협의 공연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롯데하이마트의 손해배상책임(약 9억4,000만 원)을 인정했다.

한음저협 관계자는 이에 대해 "그 동안 문체부의 잘못된 유권해석으로 행사할 수 없었던 음악인들의 재산권이 위 판결로 인해 드디어 정당한 권리로 인정받게 된 것"이라며 "이에 따라 한음저협은 음악을 사용하는 상업용 매장에서 공연사용료를 징수할 수 있게 됐으며 그 동안 받지 못했던 저작권료를 소급하여 징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를 끝내 실천에 옮기지 못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 이유는 대법원의 판결이 문체부 공무원의 말 한마디에 뒤집힐 수밖에 없는 현실 때문"이라며 "문체부 저작권산업과(현 과장 강지은)의 직접적인 요청으로 판결에 따른 정당한 권리행사를 무제한 연기할 수밖에 없었고 문체부의 요청을 거절하면 과징금을 부과하고 업무점검을 빙자해 끊임없이 괴롭히기 때문에 피감기관으로서는 문체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성토했다.

공연권과 관련된 새로운 저작권법 시행령이 올해 중순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문체부 저작권산업과에서 매장당 최소 공연사용료로 월 2,000원을 책정하도록 유도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작곡가 박정언(36세)은 "저작권료를 한해 억 단위로 받아가는 극소수의 유명 작가들도 있지만 아직 대다수의 음악인들은 한 달에 몇 십 원에서 몇 천 원 수준의 저작권료를 받아간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한음저협 관계짜는 "대한민국(세계 명목 GDP 국가순위, 11위)과 경제규모가 비슷한 호주(13위), 스페인(14위)의 경우 매장당 최소 월 2만 원에서 2만1,000원을 징수하고 있다. 경제규모가 약 7배 정도 차이나는 포르투갈(46위)의 경우에도 매장당 최소 월 1만8,000원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음저협 홍진영 회장은 "세상을 바꿔가는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진 지금 정당한 대가를 인정받지 못 하고 있는 음악인들의 힘이 점점 한 곳으로 모이고 있다"며 앞으로 움직임을 주목하게 했다.

사진=한음저협 제공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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