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메르세데스-벤츠 GLA는 수입 소형 SUV 시장에서 확고한 우두머리다. 꾸준한 판매량으로 동급 최다 판매량을 이어가고 있다. 벤츠가 자랑하는 탄탄한 주행성능을 기반으로 높은 상품성과 적절한 경제성까지 갖춘 덕분이다.

직접 타본 GLA는 듣던 것보다 훨씬 매력적이었다. 벤츠이면서도 벤츠가 아닌, SUV이면서도 SUV가 아닌 묘한 느낌을 줬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는 반대로 기대 이하의 연비가 부담됐을 뿐이다.

시승해본 차는 GLA 220 프리미엄이다. 2리터짜리 4기통 가솔린 엔진에 7단 DCT 변속기를 조합했다. 최고출력은 184마력, 최대토크는 30.6kg·이나 된다.

힘이 강력한 만큼 시동소리도 가솔린 엔진 답지 않게 우렁차다. 동승자가 디젤엔진 아니냐고 몇번을 되물었을 정도다. 몇초가 지나서야 소리와 진동이 조용히 가라앉는다.

GLA 220은 SUV이면서 핫해치와 같은 주행 감성을 선사한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공

칼럼식 변속기를 드라이브로 바꾸고 가속페달에 발을 올리니 디젤 엔진이라는 의심도 더 강해진다. 실제 느껴지는 힘이 '무지막지'하다. 동급 모델과 비슷한 수준의 제원을 무색케한다. 국내에 디젤 모델을 출시하지 않은 이유를 짐작할만하다.

속도를 올리고 나서야 비로소 가솔린 엔진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매끄러운 가속과 안정적인 승차감이 분명한 가솔린 SUV다.

특히 단단한 서스펜션의 느낌은 경쟁 차종을 압도한다. 노면을 충실히 읽어내면서도 불쾌한 진동은 대부분 스스로 빨아당겨버린다. 우려했던 하부 소음도 잘 들을 수 없다. 빠른 속도로 굽은길을 달릴 때에도 출렁거림을 최소화했다.

이는 GLA를 '핫해치'로도 부르고 싶은 이유이기도 하다. GLA는 A클래스의 플랫폼으로 만든 크로스오버 모델이다. 지상고를 높여서 SUV로 탈바꿈하면서도, A클래스의 역동성은 그대로 이어받은 모습이다.

벤츠의 아이덴티티를 이어가면서도 실용성을 극대화한 인테리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공

내부 인테리어도 이에 부합한다. 벤츠의 전매특허가 된 비행기를 떠올리게하는 송풍구를 비롯해 플로팅 타입 디스플레이, 날렵하게 이어진 대시보드가 시원한 기분을 배가한다.

센터페시아에 장착된 숫자 버튼은 벤츠 브랜드 이미지에 걸맞는 인테리어 포인트다. 다소 어색할 수 있지만, 차량 기능을 조작하거나 운전중 급한 전화를 할 때 등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단점이라면 애매한 시트포지션 하나다. SUV임을 감안해도 많이 높은 편이다. 천장도 낮은 편이라 머리가 닿기도 쉽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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