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지호]백복인 KT&G 사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백 사장 연임에 반대하고 사외이사 증원을 요구했던 2대 주주 IBK기업은행 측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KT&G는 16일 대전 본사 인재개발원에서 주주총회를 열어 백 사장 연임 안건을 상정, 표결에 부쳐 56.34%의 찬성률로 가결했다. 백 사장은 2021년까지 3년 더 KT&G를 이끌게 된다. 

표결에는 의결권 있는 1억2,626만5,127주 가운데 73.9%인 9,328만7,928주가 참여해 7,114만2,223주가 찬성했다. 총 발행주식수는 1억3,729만2,497주다.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되려면 출석 주주 의결권의 과반수 찬성이 있어야 하고 이 비율이 발행주식총수 4분의 1 이상이어야 한다. 

KT&G의 전신인 한국담배인삼공사의 공채 출신 첫 최고경영자(CEO)인 백 사장은 1993년 입사 이후 26년 동안 전략, 마케팅, 글로벌, 생산·연구개발(R&D) 등의 요직을 거쳤다.

2015년 KT&G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매출액 2015년 4조1,698억원, 2016년 4조5,033억원, 작년 4조6,672억원 등으로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해외 매출 1조원 시대'를 열기도 했다. 

KT&G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달 백 사장을 차기 사장 단독후보로 확정했다. 하지만 2대 주주인 기업은행(6.93%)이 사장 후보 결정 과정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는 데다, 백 사장이 인도네시아 트리삭티 분식회계 의혹 등으로 고발돼 최고경영자(CEO) 리스크가 있다며 백 사장 연임에 반대했다.

백 사장 연임을 두고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백 사장 연임에 찬성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비해 글로벌 자문사 '글래스 루이스'(Glass Lewis)와 대신지배구조연구소, 서스틴베스트는 연임 반대를 권하는 등 의견이 엇갈렸다.

이날 주총에서도 기업은행 측 대리인은 "백 사장 연임은 회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주주의 이익을 해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전일 최대주주인 국민연금(9.09%)이 백 사장 연임에 대해 중립 의결권을 행사키기로 하면서 무게추가 기울었다.

김흥렬 수석 부사장도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연임하게 됐다. 

이날 기업은행은 경영투명성 강화를 위한 사외이사를 8명에서 10명으로 증원할 것을 요구했지만 역시 부결됐다.

KT&G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는 모두 10명의 이사를 둘 수 있다. 현재 이사회는 백 대표이사 사장을 포함해 2명의 사내이사, 6명의 사외이사 등 모두 8명의 이사로 구성돼 있다.

KT&G가 추천한 백종수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가 새로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백 변호사는 기업은행이 추천한 오철호 숭실대 행정학부 교수와 황덕희 법무법인 서울 변호사 2명과의 표 대결에서 1위를 차지했다.

연임에 성공한 백 사장은 "급격히 변화하는 산업환경 속에서 회사를 이끌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성장중심의 공격적인 해외사업 확대 전략을 내세워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홍삼·제약·화장품·부동산업 공고화로 균형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주주가치 극대화와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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