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비트코인./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이성봉] 가상통화(암호화폐) 비트코인 채굴이 더는 수익을 남기기 힘들다는 평가가 나왔다. 비트코인 가격은 계속 내려가는데, 채굴 원가는 올랐기 때문이다.

16일(한국시간) CNBC 보도에 따르면, 월가 투자은행 출신으로 블록체인 투자회사인 펀드스트라트를 운영하고 있는 토머스 리는 “우리 분석팀이 개발한 채굴 모델을 토대로 할 때 8,000달러 정도인 현 비트코인 가격은 채굴 원가에 해당하는 수준”이라며 비트코인 채굴 수익성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채굴 원가가 비싼 이유는 많은 전기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이다. 거래 정보를 가진 블록 생성과 연결을 위해 복잡한 수학 문제를 풀고, 그 대가로 비트코인을 받는 행위가 채굴인데 이를 위해서는 고가의 컴퓨터 장비가 필요하다. 컴퓨팅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막기 위한 냉방 시설도 필요하다.

투자은행인 펀드스트랫은 이같은 요소를 고려해 분석한 결과, 현재 비트코인 채굴 손익분기점은 약 8,038달러라고 밝혔다. 비트코인 가격이 이보다 내려가면 채굴해도 수익을 남기기 힘들다는 뜻이다.

실제로 한때 비트코인 가격이 펀드스트랫의 손익분기점 밑으로 떨어졌다. 가상통화 정보제공업체 코인데스크는 이날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달 8일 이후 최저가인 7,676달러 선까지 후퇴했다고 전했다. 이후 8,300달러 선으로 다시 반등했다.

비트코인을 얻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이 보상수준을 앞지를 경우 이론상으로 채굴자들은 채굴을 유지해야 할 인센티브를 잃게 된다. 숀 앤스테이 블록체인인텔리전스그룹 창업주 겸 대표는 “이렇게 되면 채굴자들은 가격이 반등할 때까지 채굴기를 꺼둘 수도 있다”며 “이제 일부 채굴자들은 채굴해 봐야 돈을 잃는 상황까지 내몰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계속 급등하던 최근까지 채굴 작업은 항상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하지만 올해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고 채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채굴업자 수익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시장분석업체 크립토컴페어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 수익은 지난해 12월 대비 약 50% 감소했다. 여기에 채굴자의 추가 수익인 거래수수료도 지난해 말 34달러에서 이달 0.5달러로 급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채굴이 평균적인 손익분기점 아래로 떨어졌다고 해서 갑자기 모든 채굴이 멈추진 않을 것이라 내다봤다. 중국 등 세계 평균보다 전기요금이 싼 지역이 존재하고, 손익분기점 아래에서도 다양한 목적으로 비트코인 채굴이 계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채굴 수익성 악화가 향후 비트코인 공급을 줄여 가격 반등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이에 대해 펀드스트라트팀은 “비트코인당 3,000~4,000달러 정도가 돼야 대부분 채굴업자들이 채굴기 가동을 멈추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성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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