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최형호] 수도권 신도시 내에서도 지하철 접근성에 따라 집값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접근성이 중요한 수도권 신도시는 지하철 역과의 거리가 내 집 마련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았다. 이 때문에 신도시에서 신설 역과 가까운 단지는 정부규제 및 시장상황에 영향 없이 높은 프리미엄이 형성돼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에게 관심이 집중된 상황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최근 정부규제와 입주폭탄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동탄2신도시를 들 수 있다. 동탄2신도시는 11.3부동산 대책에 의해 청약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데다 아파트 입주물량이 집중되면서 전체적으로 아파트 값이 떨어지고 있지만, 지난 2016년 말에 개통된 SRT동탄역과 가까운 단지는 오히려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수도권 신도시 내에서도 지하철 접근성에 따라 집값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화려한 봄꽃 사진으로 장식된 부산도시철도 3호선 전동차. 제공=부산교통공사.

17일 KB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SRT동탄역과 가까운 ‘동탄역 시범 더샵센트럴시티’(2015년 9월 입주) 전용 84㎡는 현재(3월) 6억 6,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이는 SRT개통 이후인 지난해 1월 시세(5억 5,500만원)대비 1억 500만원 오른 수치다. 반면 도보로 동탄역 이용이 어려운 단지의 전용 84㎡는 같은 기간 1,000만원(4억 4,000만원→4억 5,000만원) 오르는데 그쳤다.

광교신도시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6년 1월, 신분당선 연장선이 뚫리면서 인근 집 값이 크게 올랐다. 광교중앙역 앞에 위치한 ‘광교 자연앤 힐스테이트’(2012년 12월 입주) 전용 84㎡는 개통 이후부터 현재까지(2016년 2월~2018년 3월) 1억 7,500만원(6억 9,500만원→8억 7,000만원) 뛰었다.

이에 비해 역과 다소 거리가 있는 ‘래미안 광교’(2012년 2월 입주) 전용 96㎡는 같은 기간 8500만원(7억 500만원→7억 9,000만원) 올랐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가격 상승폭이 상이한 이유로, 수도권 신도시의 경우 지하철이 개통되면 서울로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는데다 역과 가까운 단지는 희소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들 단지는 최근 정부규제와 시장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똘똘한 한 채의 선호현상으로 인해 더욱 많은 수요자들이 몰려 향후 높은 시세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한 몫하고 있다.

신도시 내에서 새로 개통될 역과의 거리에 따라 청약성적이 갈렸다. 금융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금성백조가 지난해 12월, 김포한강신도시에서 분양한 ‘한강신도시 구래역 예미지’는 총 636가구 모집에 3,563명이 청약해 평균 5.6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올해 개통 예정인 김포도시철도 구래역 바로 앞에 위치해 있다. 이에 비해 구래역과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곳에 선보인 한 단지는 모집가구수를 채우지 못했다.

또 GS건설이 지난해 9월 다산신도시에서 선보인 ‘다산자이 아이비플레이스’는 지하철 8호선 연장선인 다산역(가칭, 2022년 예정)과 직접 연결되다 보니 총 851가구 모집에 5,785명이 몰려 평균 6.8대 1의 경쟁률을 세웠다.

반면 역 이용이 어려운 다산 지금지구에서 분양한 한 단지는 2.8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교통호재는 부동산 가치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경기권 신도시의 경우 보통 1~2개 정도의 노선이 뚫리는 것을 감안하면 역 인근 단지는 매우 높은 희소성을 가진다”며  “이렇다 보니 최근 똘똘한 한 채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어 집 값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신도시 내 신설 역 인근 단지들이 주목 받고 있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올해 수도권 신도시에서 분양하는 신규 단지 중 신설 역세권 단지를 보면 우선 대림산업은 다음달 경기 양주신도시 옥정지구 A-19(1)블록에서 ‘e편한세상 양주신도시4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양주신도시에는 7호선 옥정역(가칭)이 2024년 개통될 예정이다.

이 노선을 이용하면 옥정역(가칭)에서 강남권까지 50분 대로 이동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양주신도시내에 옥정역(가칭)과 가장 인접해 있는 e편한세상 양주신도시4차는 역세권 수혜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지난해 6월에 개통한 세종포천고속도로 중 구리-포천구간을 통해 차량으로 구리까지 20분대, 강남권까지 40분대 이동이 가능해졌다. 이 단지는 지하 1층~지상 최고 25층, 24개동, 전용면적 66~84㎡, 총 2038가구로 조성된다.

현대건설은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C-1블록에서 ‘힐스테이트 동탄 2차’를 분양중이다. 단지 가까이 위치한 SRT 동탄역을 이용하면 서울 수서역까지 15분대에 도달할 수 있다.

금성백조주택도 다음달 경기도 동탄2신도시 C7블록에 ‘동탄역 예미지 3차’를 공급할 예정이다. SRT 동탄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단지로, GTX 노선도 2021년 개통을 앞두고 있어 강남 접근성이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7월 경기도 위례신도시 A3-4a블록에서 ‘위례신도시 힐스테이트’를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가 들어서는 북위례는 지하철 5호선 겨여역과 마천역 등이 가까워 상대적으로 편리한 교통망을 갖췄다. 향후 위례-신사선 개통 시 교통여건은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호반건설은 상반기에 인천 검단신도시 Ab15-2블록에서 ‘검단신도시 호반베르디움’을 선보일 예정이다. 총 1186가구 규모로 구성된다. 이 단지는 2024년 개통 예정인 인천지하철 1호선 연장선을 이용할 수 있어 향후 개통 시 공항철도 환승역인 계양역을 통해 서울로 접근이 수월해질 전망이다.

최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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