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네시스 EQ900 랜더링 이미지(전측면).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고급차 시장을 겨냥해 출범한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차 EQ900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초대형 럭셔리 세단은 G90으로 명명됐지만 다음달 국내에 출시되는 차량에는 예외적으로 EQ900이라는 차명이 사용된다. 기존에 이 자리를 차지하던 초대형 세단 에쿠스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 인간 중심의 혁신으로 차별화…‘뉴 럭셔리’ 타깃
 
글로벌 고급차 시장은 벤츠를 비롯한 세계 유수의 명차 브랜드들이 선점하고 있다. 국내 대형차 시장 사정도 비슷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1년여 동안 수입 대형차의 공세로 국산 대형차의 점유율이 하락하는 모양새”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결국 국내나 해외에서 후발 브랜드인 제네시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세심한 전략이 필요하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인간 중심의 진보’를 차별화의 시작으로 삼았다. 정의선 부회장 역시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 당시 인간에 대한 예측과 연구를 통해 기술 그 이상의 혁신으로 인간이 중심이 되는 브랜드가 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또 ‘뉴 럭셔리’ 소비 트렌드에 주목한다. 고급차 시장의 소비자들은 이제 남들의 시선에 의해 자신의 품격을 결정하지 않는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 이외에 각자의 경험을 중시하고 허울이 아닌 실용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한다. 이러한 성향에 부합하는 고급스러움이 ‘뉴 프레스티지’다.
현대차는 이러한 점들을 바탕으로 EQ900을 기존 고급차들과 차별화할 방침이다.
양웅철 연구개발 담당 부회장은 “EQ900은 내면의 만족을 채워주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뉴 프레스티지’”라며 “이를 위해 개발의 모든 과정에서 진짜 고객을 위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수없이 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세계 최고 수준의 상품성과 품격 있는 디자인을 완성하기 위해 현대차는 지난 4년여간 1,200여명의 전담 인력을 투입하고 연구소 내 별도의 전용 개발룸과 고급화 개발 태스크 포스팀을 운영하는 등 공을 들였다.
현대차는 향후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 공략에 서두르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토요타가 렉서스를 출범할 당시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시작한 것과 달리 제네시스는 기존 현대차의 네트워크와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국내에서부터 기본기를 쌓아 점진적으로 글로벌 판매와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다”며 “이 방식이 제네시스 브랜드가 성공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회사는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제네시스 EQ900 랜더링 이미지(측면). 현대차 제공

●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 등 첨단 기술력 집약
 
랜더링 이미지를 통해 공개된 디자인은 세계 유수의 명차와 견주어도 손색없는 우아함과 고급스러움이 묻어난다는 평이다. 압도적인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 볼륨감 넘치는 측면라인 등이 ‘정중하고 깊이 있는 우아함’을 만들어낸다. 실내 역시 완성도 높은 디테일을 보여준다. 고급스러운 컬러 및 소재 적용 등을 통해 럭셔리 이미지와 사용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EQ900에 집약된 첨단 기술도 돋보인다. 국내 양산차 최초로 적용된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HAD)은 운전자가 고속도로 상에서 졸음운전이나 전방주시 태만과 같은 운전자의 부주의에도 정해진 차선에서 이탈하지 않고 설정된 속도로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완전 자율주행의 전초 단계다.
최첨단 시트인 ‘모던 에르고 시트’는 18개 방향에 걸쳐 전동조절이 가능하고, 세계 최초로 운전석에 적용된 스마트 자세 제어 시스템은 운전자가 본인의 신장 및 몸무게 등 정보를 입력하면 허리 건강정보를 분석해 시트 위치를 자동으로 설정해준다. 외부 소음을 막기 위해 도어 부분은 3중 실링 웨더스트립 구조가 적용됐고 국산차 최초로 뒷면 유리에도 차음 글래스가 사용됐다.
초대형 럭셔리 세단에 걸 맞는 안전성도 눈길을 끈다. 기존 모델의 16.3% 대비 3.2배 향상된 51.7%의 초고장력 강판이 적용됐다. 특히 대부분의 초고장력 강판이 승객의 탑승부 보호를 위한 부품에 사용된 것이 특징이다.
EQ900은 다음달 국내에서 출시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존 에쿠스가 약 6,800만~1억1,000만원임을 감안하면 여기에서 합리적인 수준의 인상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또 “판매 역시 월 평균 440여대가 팔려나가던 에쿠스 보다는 훨씬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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