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 복권 매출총량한도를 늘린다고 한다.

오랜 불경기를 반영하듯 상반기 복권 판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9.5%나 급증한데 따른 조치다. 정부는 지나친 사행행위를 막기 위해 매년 복권 판매규모를 규제하고 있다.

복권의 역사는 이집트나 로마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국가들은 도시재건, 전쟁비용 등을 지원하기 위해 복권을 판매하기도 하였는데, 중국 진나라 때에는 복권 발행을 통해서 만리장성을 구축하기도 했다. 지금처럼 현금으로 당첨상품을 지급한 복권은 1930년 이탈리아의 피렌체 복권이 시초다.

우리나라에서는 근대에 들어 여러 형태의 복권이 발행되었지만 복권 대중화의 주역은 1969년 탄생한 ‘주택복권’이다. 주택복권으로 조성된 자금은 서민주택건설을 위한 재원으로 사용되었다. 37년간 서민들과 함께 했던 주택복권은 2002년 12월에 도입된 로또복권의 열풍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 복권은 로또, 연금복권 등을 포함해 10종류가 넘는다.

미국 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은 복권을 ‘강제력을 수반하지 않고 공공재원을 조성할 수 있는 고통 없는 조세’라고 했다. 복권은 ‘자발적 성격의 준조세’다. 부자보다는 서민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구입하기 때문에 복권에는 가난한 사람이 세금을 더 많이 내는 ‘역진세’라는 역설이 존재한다.

복권하면 인기만큼이나 ‘인생역전’을 욕망하는 사행성과 중독성이 주홍글씨처럼 따라 다닌다. 정부는 카지노, 경마, 경정, 경륜, 복권, 체육진흥투표권 등의 6개 업종을 사행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사실 복권은 공익자금 조성, 불법 도박에의 경도성 순화 등 병폐가 가장 적음에도 연간 매출총량에 대해서 규제를 받는다. 이는 복권으로 인해 도박성이 큰 사행활동 경로로 이어질 수 있는 부정적 파급효과를 차단하기 위함이다.

로또복권은 직접 선택한 번호가 당첨확률이 높다는 ‘통제의 환상’이 중독성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로또 1등 당첨자중 61%가 자동번호를 선택하고, 43%는 일주일 동안 즐거운 상상과 재미를 가질 수 있어 복권을 구매한다고 답하고 있다. 복권 당첨은 우연의 결과일 뿐이다.

당첨의 사행성과 구매의 중독성에서 벗어나야 한다. 복권 구매의 동기는 기다리는 설렘과 희망 나눔만으로도 충분하다. 복권을 산다고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타는 것은 아니다. 무미건조한 일상에서 복권 1,000원이 주는 소소한 ‘삶의 재미’를 즐기자. 칼럼니스트

 

한국스포츠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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