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박종민] 올해 42세인 길현태(1기ㆍA1등급)가 경정 개인 통산 400승 고지에 우뚝 섰다.

길현태는 앞서 15일 5경주에 출전해 1코스 인빠지기 전법으로 1승을 추가하며 대기록을 달성했다. 그는 선호하는 1코스와 함께 지정훈련에서 보여준 0.1초대의 빠른 스타트로 주도적인 1턴 공략을 펼치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선두를 놓치지 않은 압도적인 승리였다.

길현태의 승수는 그 의미가 남다르다. 팬들은 오랫동안 길현태의 기록 달성을 기대해왔다. 개인통산 400승은 41세 김종민(2기ㆍA2등급)에 이어 역대 2번째다. 김종민은 11회차 기준 402승을 올린 바 있다.

길현태는 지난 2002년 데뷔했다. 초반만 해도 그의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그는 데뷔 첫해 10승을 올리며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그러나 세월이 갈수록 그의 성적은 좋아졌다. 경주 경험이 쌓이면서 경주운영에도 자신감이 붙은 것이다. 그는 2003년 25승을 시작으로 매년 20승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2009년에는 개인통산 최다승인 40승을 거두며 다승왕까지 거머쥐었다.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셈이다.

길현태는 대상경주 출전 기록도 빼어나다. 대상경주 출전 22회로 김종민(28회ㆍ1위) 다음이다. 길현태는 큰 경주에서의 경주운영 또한 돋보이는 선수다. 2003년 제1회 굿데이배 대상경주에서 1코스에 출전해 코스이점을 활용한 인빠지기 전개로 첫 대상경주 우승을 차지하며 강자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10년에는 쿠리하라배 2위, 제5회 일간 스포츠배 1위, 제4회 스포츠월드배 1위, 제7회 문화일보배 2위, 제8회 스포츠서울배 1위를 차지했다. 선수생활 중 한 차례 우승도 어려운 대상경주에서 3회 우승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 외 기록도 놀라운 수준이다. 경정 최고 빅 매치 그랑프리 경주는 현역 선수 중 2기 김민천(5회) 다음으로 많은 4회 출전했고, 그랑프리 경주 우승은 3회로(2008ㆍ2009ㆍ2016년) 37세 배혜민(7기ㆍA2등급)과 다승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슬럼프도 있었다. 승승장구하던 그는 2015년과 지난해 부진했다. 2015년에는 14승, 2017년에는 18승에 그쳤다. 부진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되고 있다. 우선 스타트에서 기복이 심한 게 꼽힌다. 다른 하나는 신인들의 경주력이다. 신인 선수들은 향상된 경주력으로 선배 선수들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길현태는 지난해 부진을 딛고 올 시즌 부활을 노리고 있다. 그는 이번 시즌 현재 10회 경주에 출전해 2승을 거두고 있다. 다수의 경정전문가들은 “오랜 기다림 속에서 400승째를 수확한 만큼 앞으로도 꾸준한 승수 쌓기를 기대해본다”며 “개인통산 최다승 기록 보유자인 김종민과의 격차도 크지 않다. 때문에 길현태와 김종민의 다승왕 경쟁도 불꽃 튀는 접전이 예상된다. 길현태와 김종민이 펼쳐나갈 선의의 경쟁을 보는 것은 경정 팬들에게는 또 하나의 재미가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길현태는 노력하는 자세와 긍정적인 마인드 등으로 후배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앞으로의 행보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