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최형호] #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개포주공 8단지 재건축 아파트인 ‘디에이치자이개포’ 견본주택에는 3일간 약 5만여 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시공사가 중도금 대출을 따로 하지 않은데다 정부가 위장전입 직권조사, 고강도 세무조사 등을 언급하며 과열 막기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이 같은 관심은 주변 시세 대비 저렴한 분양가로 인해 당첨만 되면 수억원의 시세 차익이 확실하다는 기대 때문으로 분석된다.

“확실한 곳만 투자한다”는 부동산 시장의 정석이 고착화되는 모습이다. 사진은 지난 16일 문을연 디에이치자이개포 견본주택. 한스경제DB.

“확실한 곳만 투자한다”는 부동산 시장의 정석이 고착화되는 모습이다. 막연한 기대에 지갑을 열기 보다는 불확실성이 제거된 확실한 투자처를 찾는 수요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최근 잇따른 규제강화와 금리인상 등으로 부동산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규제가 강화되자, 한정된 자금 안에서 투자를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고, 결론적으로 막연히 개발가능성이 있는 단지도 배제되고 있는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가, 착공에 들어간 지하철 호재 등 주변 인프라를 갖춘 곳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분양한 경기 ‘동탄역 롯데캐슬’에 5만4,000여 명이 몰리며 77.54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런 높은 청약율은 확실한 투자처였기에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분양 비수기였지만 동탄2신도시에서 삼성역을 연결하는 SRT가 이미 착공을 시작했고 2021년 완공 예정이어서 수요자들이 대거 청약에 나선 것이다.

다만 부동산 불패 지역에 한정해 투자자들이 몰리면, 지엽적인 투자 쏠림 현상으로 시장 양극화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확실한 곳 투자 쏠림 현상은 “오를 곳은 오른다”의 명제가 참으로  될 가능성이 높다. 일명 ‘큰 손’이라 불리는 투자자들이 현재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안전진단 강화 등으로 갈 곳을 잃은 상태다.

결국 갈 곳 잃은 돈의 유입은 희소성이 크고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부동산으로 쏠리게 돼있는데, 결국 한정적인 자금 유입 쏠림 현상은 부동산 시장 전체의 양극화 현상을 두드러지게 하는 요인이 된다.  

실제 디에이치자이갸포에 ‘10만 청약설’이 나돈 것도 갈곳 잃은 투자자들이 확실한 투자처라 할 수 있는 이곳에 한꺼번에 몰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수요가 수익성 있는 단지에만 몰리는 쏠림현상은 더욱 심화 될 것“이라며 ”결론적으로 같은 지역 내에도 인프라 여건에 따라 양극화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확실한 투자로 인한 폐해도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규제를 하면 할수록 오히려 희소성이 커지는 ‘규제의 역설’이 현실화 된다는 것이다.

실제 디에이치자이개포의 경우 중도금 대출도 막히고, 정부가 위장전입을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결론적으로 정부의 전방위적 압박으로 인해 디에이치자이개포는 “아무나 들어올 수 없다”는 단지가 되면서, 역으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큰 희소성으로 다가왔을 거란 분석이다.

부동산 관계자는 “규제가 심하면 아무래도 투자는 움츠려들기 마련인데, 디에이치자이개포의 경우 오히려 규제의 역설로 인한 소위 돈 가진 사람들 사이에 관심이 더 커졌을 수 있다”며 “결국 희소성이 커진 영향으로 앞으로 가격이 올라 로또가 될 것이란 기대감으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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