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데뷔 20주년 맞은 신화

[한국스포츠경제 정진영] 그룹 신화가 20주년을 맞았다. 국내에서 현존하는 아이돌 가수로는 유일하게 꾸준히 팀 활동을 펼치며 현역으로 20주년을 보내게 됐다. 수많은 후배 아이돌 그룹들의 롤모델로 꼽히며, 이름처럼 신화는 국내 가요계에서 ‘신화’를 만들었다.

신화가 가요계예 등장한 건 지난 1998년. 아이돌 기획사의 명가로 손꼽히는 SM엔터테인먼트에서 H.O.T.와 S.E.S에 이어 기획한 그룹이라 데뷔 때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당시 아이돌들은 사회 문제를 이야기하며 ‘악동’ 콘셉트인 경우가 많았다. 신화도 인간성을 잃고 빈곤에 고통 받는 사회에 문제 제기를 하는 ‘해결사’로 데뷔했고, 이런 스토리텔링은 2집의 ‘Yo! (악동보고서)’로 이어졌다. 같은 기획사의 H.O.T.가 해체하기 전까지 꾸준히 사회 문제를 다룬 노래를 타이틀로 내걸었던 것과 달리 신화는 2집 ‘T.O.P’부터 사랑을 노래하는 성숙한 남자로 이미지 메이킹을 했다. 3집 ‘온리 원’에서는 재킷을 살짝 내리는 동작을 안무에 가미했는데, 이 때부터 신화는 성숙하고 섹시한 남성미를 대표하는 그룹이 됐다.

데뷔를 하면 누구나 10주년, 20주년, 30주년이 된다. 그럼에도 신화에게 유독 박수를 쳐 주고 싶은 이유는 이들은 군 복무 외에 뚜렷한 공백 없이 활동해 20주년을 맞았기 때문이다. 데뷔 이래 거의 매년 새 앨범을 냈고,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난 뒤에도 신화컴퍼니를 설립해 따로 또 함께 활동을 이어왔다. 이렇듯 신화를 지키고자 하는 멤버들의 노력 덕분에 팬들과 신화 사이에는 단단한 신뢰가 쌓였고, 열애나 결혼 등 멤버들의 이슈에도 큰 흔들림 없이 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물론 신화를 둘러싼 부정적인 이슈가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2001년 멤버 앤디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4집 ‘헤이, 컴온!’ 활동에서 빠지면서 신화는 한 차례 위기를 맞았다. 다음 앨범부터 다시 앤디가 합류하긴 했지만, 그 1년 여의 시간은 신화와 팬들 모두에게 힘든 시기였다. 이후 앤디는 한 방송에 출연해 “신화 4집 활동 당시 나 혼자 1년 여 간의 공백기를 가졌다”며 “멤버들이 워낙 바빠 연락을 취하기도 힘들었고, 고민 끝에 나는 신화에서 빠지기로 결심했었다.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신화의 팬미팅 자리에 섰는데 멤버들이 울면서 떠나지 말라고 붙잡았다”고 고백했다.

신화는 가요계는 물론 일찍이 예능계에서 자리를 잡은 그룹이기도 하다. 신화 활동 초기만 해도 많은 아이돌 그룹들은 ‘신비주의’를 고수했고, 앨범과 앨범 사이에 1년 여의 공백기를 갖곤 했는데, 신화는 일찍이 예능계에 발을 들이며 대중과 거리를 좁혔다. 멤버 전진은 2008년부터 2009년까지 약 1년 간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고정으로 활약했을 정도로 예능에서 두각을 보였다. 다른 멤버들의 예능 감각도 두루 좋아 지난 2013년부터 JTBC에서 ‘신화방송-신화가 찾은 작은 신화’라는 그룹 이름을 내건 예능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신화 활동 외에 연기자로서도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는 에릭도 tvN ‘삼시세끼’에 출연하며 예능인으로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기도 했다.

신화 20주년 기념 팬 파티 포스터

신화가 큰 부침 없이 장수할 수 있었던 건 이처럼 멤버 각각이 자신만의 활동 영역을 갖고, 이를 신화 활동과 병행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마음이 맞는 사이라도 팀으로 뭉쳐 활동하다 보면 서로 의견이 달라 충돌하기도 하는데, 신화는 연기, 예능, 솔로 등 자신만의 영역을 서로 인정하기 때문에 서로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일이 적을 수밖에 없다. 최근 많은 아이돌 그룹들이 시도하는 ‘따로 또 같이’ 전략은 이런 신화의 성공 사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화는 24일부터 이틀 간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 경기장에서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팬 파티 ‘신화 트웬티 팬파티 ‘올 유어 드림즈’’를 개최한다. 2000년 당시 신화 멤버 전원이 출연한 드라마타이즈 형식의 ‘올 유어 드림즈’ 뮤직비디오를 그대로 재연한 리메이크 버전이 현장에서 공개되며, 퍼포먼스도 최초로 펼쳐진다. 매년 데뷔 기념일인 3월 24일 콘서트로 팬들과 만났던 신화는 올해에는 ‘팬 파티’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팬들과 보다 가까이에서 소통하겠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사진=신화컴퍼니 제공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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