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최형호] 강남 부동산 시장이 한풀 꺾인 모습이다. 투자자들이 양도세, 초과이익환수, 안전진단 등 정부 규제에 막힌 강남 재건축 시장을 뒤로 하고 이에 버금가는 대안거리 단지를 물색하고 있는 사례가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틈새시장을 노리면서도 막연한 틈새시장이 아닌, 서울 강남에 버금갈 만큼 확실한 곳을 찾기 위해 투자자들의 발길이 분주하다. 

이들의 투자조건 중 가장 필수가 되는 사항은 재개발·재건축, 역세권, 택지지구와 같이 입지성을 갖추고 중소형 구성, 특화평면과 같은 상품성으로 무장한 단지들이다. 

사진=한스경제DB.

23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최근 1년간 1순위 경쟁률 상위 10곳은 재개발·재건축 등 이미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거나 신도시, 도시개발사업 등 체계적으로 도시가 형성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곳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역세권, 공원, 대형몰 등 인근에 편의시설이 풍부하거나 지역 내 마수걸이 분양에 해당해 희소성을 갖춘 단지인 경우도 있었다.

특히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들은 우수한 입지뿐만 아니라 우수한 상품성도 잘 갖추고 있어 수요자들의 높은 호응을 이끌어냈다.

지난해 9월 분양한 ‘신반포센트럴자이’는 자작나무 그늘 아래에서 수경시설을 즐기며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자이워터카페’가 적용돼 좋은 평가를 받았다.

같은해 11월 분양한 ‘송도 SK VIEW Central’은 타입에 따라 선택형 옵션평면을 제공해 세대 내 평면을 고객 맞춤형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으며, 알파룸 및 대형수납공간 설계를 도입하는 등 공간활용도를 높여 주목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치열한 강남 재건축 단지에 밀려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지만 입지와 편의시설 등 주거환경이 좋은 재개발 분양물량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강남 재건축 대안이 되는 단지들이 연말까지 서울에서 재개발 정비사업을 통해 일반분양 되는 물량은 총 9,248가구로 집계돼 향후 투자자들의 움직임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이번 물량은 지난해 7,274가구 보다 27.1% 증가한 수준으로, 총 가구수로는 2015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올해는 신정·아현·신길·수색증산 뉴타운 이외에도 주상복합과 오피스텔, 상업시설이 함께 조성되는 대규모 정비사업이 포함돼 일반분양 가구가 평년보다 많다.

특히 서울 신규 아파트 공급에 있어 재건축 보다 많은 분양을 차지하는 재개발 분양시장은 입주 때 분양가 대비 1억원 이상 프리미엄이 붙기도 한다.

이 때문에 대출제한 등 규제가 심한 강남에 비해 부담이 적은 재개발 분양시장이 대안으로 떠오를지 지켜볼 대목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강남권은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을 훌쩍 넘어 중도금 집단대출이 막혀 웬만한 자금력으로 청약을 결정하기 쉽지 않다”며 “반면 비강남권, 특히 입지 좋은 재개발 정비사업은 아직 대출이 가능한 곳이 많고 준공 때까지 1억원 이상 프리미엄 형성되는 곳도 많아 예비청약자들에겐 차선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눈여겨볼 단지를 보면 코오롱글로벌은 23일 부개인우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통해서 ‘부평 코오롱하늘채’를 분양한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32층 전용면적 34~84㎡ 7개동, 총 922가구로 이 중 550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

금강주택은 이달 경기도 시흥시 장현지구 B3블록에 ‘시흥 연성역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를 분양한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25층, 6개 동, 전용면적 79~84㎡, 총 590가구로 이뤄졌다.

금성백조는 다음달 동탄2신도시 C7블록에서 ‘동탄역 금성백조 예미지 3차’를 분양한다. 단지는 지하 4층~지상 47층, 4개동, 전용면적 84~101㎡ 아파트 498가구와 전용면적 22㎡ 오피스텔 420실 등 총 918가구 규모다.

서울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이 3월 영등포구 당산동 5가 4-13번지 일대에 상아•현대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인 ‘당산 센트럴 아이파크’를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29층, 7개 동, 전용면적 46~114㎡ 총 802가구로 구성되며, 이 중 154가구를 일반에 공급한다.

최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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