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허인혜] 카드업계 사외이사는 여전히 관료 출신들이 꿰차고 있지만, 출신과 관계 없이 경제 전문가를 준용한 카드사도 눈에 띈다. 올해 카드업계 앞에 놓인 과제가 많은 만큼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들의 자리를 어떤 인물이 채울 지 관심사다.

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23일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신한카드와 하나카드, 우리카드가 이달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마쳤다. 신한카드는 21일 공시를 통해 박평조, 이성한, 김성렬, 성재호 후보의 사외이사 선임의 건이 가결됐음을 밝혔다.

관료 출신으로는 재정경제부 경제협력국을 거쳐 기획재정부 대외경제국 국장, FTA국내대책본부 본부장을 지낸 이성한 전 국제금융센터 원장과 행정자치부 차관을 지낸 김성렬 전 차관이 자리에 앉았다.

박평조 미마츠기업 사장과 성재호 겸임교수는 각각 경영 능력과 법조 역량을 인정 받아 사외이사로 추천됐다.

신한카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박 사장은 재일동포 사회에서 다양한 경력과 무라오카식품, 미마츠기업 등의 경영 경험으로 현업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평했다. 성재호 교수 역시 법조계와 행정계 등에서 쌓은 업력을 높이 샀다고 신한카드 임추위는 전했다.

하나카드는 22일 정기주주총회 결과를 공시하고 김준호, 송정희, 장광일 후보 추천안이 통과 됐다고 알렸다.

장광일 전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2014년부터 이어온 사외이사 명패를 지켰다. 김준호 전 하나은행 리스크관리본부 부행장보는 1978년 이후 행정고시에 합격해 1980~1982년까지 국방부 행정사무관을 지낸 바 있다. 이후 보람은행에 입사해 최근까지 은행권 현업을 두루 거쳤다.

송정희 한양대학교 소프트웨어융합대학 특훈교수는 IT전문가라는 장점이 추천 사유로 꼽혔다. 송정희 교수는 삼성전자 선임연구원을 거쳐 정보통신부 IT정책자문관, 한국클라우드서비스협회장을 지냈다.

우리카드는 22일 제1차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신임 사외이사로 노승재 전 동서대학교경영학부 교수와 김홍석 전 국민은행 자본시장본부 본부장, 강윤석 전 삼일회계법인 상무를 명단에 올렸다.

노승재 전 교수는 국민은행 국제금융부와 삼성증권, 동서대학교 경영학부·국제학부 교수를 역임했다. 우리카드 임추위는 “노 후보는 경영, 금융에 대한 전문가로서 오랜 경험과 식견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김홍석 전 본부장은 1995년 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톤은행으로 금융권에 뛰어든 뒤 바클레이즈은행 서울지점 대표와 국민은행 본부장을 거쳤다. 금융권 업력으로만 20년을 넘게 채운 ‘베테랑’으로 불린다. 강윤석 전 삼일회계법인 상무는 회계법인에서 19년간 근무하며 회계와 경영분야에 전문성을 갖췄다고 우리카드 임추위는 평했다.

이처럼 카드업계가 전문가 사외이사 선임을 적극적으로 늘리는 데에는 카드업계의 ‘디지털 퍼스트’ 기조가 녹아 있다고 업계는 전했다. 전통적인 수입원에서 벗어나 핀테크 신 먹거리를 찾아내려면 사외이사부터 금융 전문가를 모셔야 한다는 분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재 카드업계가 타 금융권에 비해 변화가 빠르고 핀테크의 접목도 활성화된 편”이라며 “업계 상황을 이해하고 디지털 기조로 회사를 이끌어줄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허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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