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진./사진=경륜경정사업본부 제공.

[한스경제 박종민] 31세 정종진(20기ㆍSS반)이 경륜 사상 처음으로 48연승을 기록했다.

정종진은 지난 18일 11회차 일요일 특선 결승경주에서 선행에 나선 박병하를 침착하게 따라붙다 막판 추입으로 1위로 결승선을 통과, 대망의 48연승 달성에 성공했다. 지난 2017년 7월 7일부터 시작된 연승행진이 해를 넘겨 지금까지 이어져 오는 동안 위기도 많았지만, 정종진은 폭발적인 파워와 순발력으로 이겨내며 경륜 역사를 새롭게 썼다. 이로써 정종진은 2007년 경륜 레전드 조호성이 수립한 경륜 역대 최다연승 47연승을 경신하며 최다 연승 기록 보유자에 등극했다. 참고로 70년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 경륜의 역대 최다 연승 기록은 35연승이다.

정종진이 자전거와 인연을 맺은 것은 중학교 시절 아버지의 권유 때문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남들보다 왜소한 체격으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다는 전언이다. 아버지의 격려로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던 정종진은 2013년 11월 경륜 20기 선수로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훈련원 시절 뛰어난 성적으로 수석졸업의 영예를 차지하기도 했지만, 특선급 무대에서는 동기생인 이으뜸에게 밀리면서 마음 고생도 많았다. 거침없는 질주로 특선급에서 파란을 일으킨 이으뜸과 다르게 특선급 무대에서 좀처럼 적응에 실패하며 강급위기까지 찾아왔다. 하지만 정종진은 좌절하기보다 경쟁에서 이겨내기 위한 방법을 찾으려 노력했다. 그는 작은 체구로 자신 보다 우월한 신체 조건을 가진 동료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이겨낼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절실함을 꼽았다. 정종진이 찾은 해답은 순발력이었다. 이후 정종진은 순발력을 기르기 위해 근력운동에 집중하며 몸 만들기에 돌입했다. 당초 하위권에서 맴돌았던 그는 2014년 5월 4일 특선급 경주에서 거둔 첫 승을 기점으로 승승장구하기 시작하며 좋은 성적을 내기 시작했다. 2015년에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배 대상경륜 우승,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그랑프리 준우승을 거두며 강자의 반열에 올랐다. 2016년과 지난해에는 다승, 상금, 성적 등 모든 분야에서 1위를 놓치지 않으며 경륜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았다.

경륜 전문가들은 “정종진의 48연승은 노력의 결과라 볼 수 있다. 신체적인 불리함을 한결 같은 노력으로 이겨낸 인간 승리의 결과다”며 “그가 써내려 가는 역사가 경륜의 새로운 역사다. 앞으로 정종진은 무수히 많은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 경륜경정사업본부 역시 화제를 키워나가야 하는 만큼 정종진과 대진에 나서는 선수 선정에 고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정종진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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