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홍식 KMB 대표.

[한스경제 김재웅] "TCR 코리아 투어링카 챔피언십(TCR 코리아)을 선수들이 즐길수 있는 대회로 키우고 싶다"

TCR시리즈는 2015년 처음 출범해 국제 모터스포츠를 흔들어 놓은 신개념 대회다. 양산차를 기반으로 한 차량들이 출전해서 관람객들 재미를 한층 높인 데다가, 레이싱팀 운영 비용도 적은 편이라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레이싱으로 각광받고 있다.

오는 8월 25일에는 국내에서도 TCR 코리아가 개막한다.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KIC)와 인제스프디움, 그리고 KIC를 돌며 6라운드까지 3회에 걸쳐 개최된다.

어느 3월의 봄날,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전홍식 KMB(Korea Motorspot Bridge) 대표를 만나 TCR 코리아를 열게된 이야기를 들어봤다. 전 대표는 2000년 이레인 레이싱팀 창단을 시작으로 F1코리아 조직위원회, 아우디코리아 감독, 아시아스피드페스티벌(AFOS)와 아우디 R8 LMS컵 국내 개최 등 국내 모터스포츠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발휘한 '터줏대감'이다.  그만큼 TCR 코리아에 거는 기대감도 남달랐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모터스포츠 불모지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TCR코리아가 국내에 들어오게된 것은 전 대표의 공이 크다. KMB라는 회사도 전 대표가 TCR 코리아를 위해 새로 만든 프로모터 회사다.

그는 "모터스포츠 관계자들과 대화를 하다가, 선수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대회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TCR 시리즈가 생각나서 제안을 했고, 서로 마음을 맞추면서 추진하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당초 계획했던 회사 지분 구조도 레이싱 팀 중심으로 짜여졌다. 전 대표가 44%, 참가팀 8개가 각각 7%씩 나눠 갖는 방식이다. 참가팀들이 뜻을 모은다면 직접 대회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일이 쉽게 풀리지는 않았다. 국제 TCR 운영사인 WSC에서 TCR 코리아 운영 허가를 좀처럼 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 대표는 성대한 개막을 꿈꾸며 2017년 초부터 꾸준히 문을 두드렸지만, 해를 넘기기 직전에서야 겨우 대회 개최를 확정할 수 있었다.

올 시즌 일정이 8월 말에서야 시작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8개팀 중 절반 이상이 참가를 포기한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전 대표는 새로운 시즌을 준비해야하는 선수들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었을 것이라고 이해했다.

그는 "겨우 승인을 받고나서 부랴부랴 전국 서킷을 돌며 스케줄을 확인했지만 빈 자리를 찾지 못했다. 용인 스피드웨이는 아예 사용이 불가능했다. 아쉽긴 하지만 올해 대회는 TCR 코리아를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예비대회라고 생각한다. 올 시즌이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내년부터는 훨씬 규모를 키울 수 있다고 확신한다. 추후 참가팀이 8개 모이면 지분을 나눠갖고 함께 대회를 운영하는 초기 구상을 실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비록 개최가 결정된지 반년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대회 준비는 매끄러운 편이다. 대회 일정은 물론이고, 'SR1-CUP'과 'LOTUS CUP'을 서포트레이스로 확정하는 등 사실상 세부 사항 조율은 끝마친 상태다.

이제 남은 것은 공식 타이어·연료사 선정이다. 다만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조만간 계약 성사가 예정돼있다고 전 대표는 설명했다. 

특히 전 대표는 TCR 코리아 중계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기존의 국내 모터스포츠 대회 중계는 관객들에게 불친절했다며, 선수들이 재미있게 참가하는 만큼 관객들에게도 더 큰 재미를 선사하겠다는 포부다. 방송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찾아 볼 수 있도록 개인방송을 통한 중계도 계획하고 있다.

전 대표는 "쉽게 볼 수 있는 것 만큼이나 재미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경기를 설명하는 것에서 벗어나서 선수들과 자동차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 목표다. 예컨대 캐스터가 화면을 설명하는 비효율적인 방법이 아니라, 화면은 경기를 보여주고 캐스터는 선수들에게 들은 사연을 소개하는 등 정보를 전해준다면 중계가 더 다채로워진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대회 참가가 확정된 차종은 현대차 i30N TCR과 아우디 RS3 LMS, 폭스바겐 골프 GTI TCR 3종이다. 디젤게이트로 인한 판매 중지로 공식적으로는 승부를 내지 못했던 i30와 골프가, 비로소 트랙에서 진검을 맞댈 수 있게된 셈이다.

그 밖에도 올해 TCR 코리아는 동남아 지역에서 수준 높은 3~4개 팀을 초청할 계획이다. 이들 팀은 세아트 레온 TCR과 알파 로메오 기울리에타 TCR 등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대표는 "사정상 많은 팀이 참가하지 못하면서 참가 차종도 줄었다. 아쉽긴 하지만 i30N과 골프 GTI와 같은 유명 모델들은 서킷을 달릴 수 있다. 또 올해 대회를 무사히 끝마치면 내년에는 더 다양한 차들이 그리드에 설 것으로 확신한다. 최근 메르세데스-벤츠와 르노도 TCR 차량을 공식 테스트중인 만큼, 내년에는 더 많은 브랜드가 TCR에 관심 갖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희망했다.

전홍식 대표(오른쪽)와 데이비드 소넨처  WSC 아시아 대표. KMB 제공

전 대표의 목표는 TCR코리아가 모터스포츠 대중화를 이끌고, 국내 모터스포츠 수준을 국제 수준으로 올리는 데도 한몫하는 것이다. TCR코리아를 TCR 아시아와 함께 연다든가, TCR코리아에서 우승한 선수가 TCR 국제대회로 진출해 높은 성적을 올린다든가 하는 꿈이다.

앞서 전 대표는 아우디코리아 소속으로 국제대회인 아우디 R8 LMS컵에서 좋은 활약을 이어가는 유경욱 선수를 육성한 경험이 있다. TCR 코리아에서도 유 선수를 뛰어넘는 국제적인 선수가 나오기를 바란다고 전 대표는 소망했다.

그는 "TCR 코리아는 관객과 선수가 즐기면서 대중화를 주도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선수들 수준도 높아지고, 국제 대회 출전 기회도 늘 수 밖에 없다. 유경욱 선수를 이을 국제적인 선수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기대했다.

전 대표는 마지막으로 TCR 코리아를 개최하는 데까지 많은 도움을 준 업계 관계자들에 대한 감사를 꼭 전하고 싶다고 당부했다.

"개최를 결정하기까지 힘든 일들이 많았는데, 많은 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에 TCR 코리아 첫 삽을 뜰 수 있었다. 특히 자동차 업계 관계자 몇분이 많이 도와주셨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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