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각규 "롯데, 50년 미래 고려하면 글로벌화해야"

[한스경제 변동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법정 구속 중에도 불구하고, 주요 계열사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대법원 판결이 내려지기 전까지 ‘무죄추정의 원칙’을 따르고, 한일 롯데의 ‘원 리더’라는 점을 감안해 주주들이 이같은 결정을 것이라는 게 재계 중론이다.

신동빈 회장은 법정 구속에 불고,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연합뉴스

롯데쇼핑과 롯데제과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임기가 만료된 신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신 회장은 지난달 13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그는 시내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되기 위해 70억원 뇌물을 국정농단세력에 건넨 혐의를 받는다.

신 회장의 사내이사로 재선임될 수 있었던 까닭은 한일 롯데의 구심점이기 때문이라는 게 재계 중론이다.

실제 롯데그룹 측은 신 회장 사내이사 재인승인과 관련해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내려지기 전까지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된다”면서 “그가 한일 롯데 통합경영의 구심점이란 특수성과 경영안정의 필요성 등을 감안해 주주들이 적절한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우리나라 ‘헌법 제27조 4항’에 따르면 피고는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고 명시돼 있다. 즉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기 전까지 범죄자로 확정할 수 없기 때문에 그가 재선임될 수 있었던 것이다.

롯데쇼핑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이원준 부회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국내 유통 산업의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어 유통시장의 패러다임이 변화해야 한다”면서 “롯데백화점의 경우 디지털 전략을 강화하고 롯데마트는 신선품질혁신센터 오픈, 자체브랜드(PB) 상품 강화, 동남아 등 해외시장 공략으로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제과 주총에서는 민명기 롯데제과 대표이사와 김용수 롯데중앙연구소장이 재선임됐다. 롯데그룹 식품 BU장인 이재혁 부회장은 황각규 부회장을 대신해 신규 선임됐다.

이밖에 롯데지주와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5개 롯데 계열사의 주총이 이날 동시에 개최됐다.

지주·칠성·푸드 등은 정관 일부 개정,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일반적인 안건을 이날 주총에서 통과시켰다.

아울러 황 부회장은 롯데지주 주총 직후 해외 진출과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해외 진출은 향후 20~50년을 보면 반드시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라며 “GE나 네슬레가 100여개국에 진출해 있는 것만 봐도 롯데 역시 글로벌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직원들에게도 2030년, 2050년에 어떤 그림을 그리는지를 얘기한다”며 “긴 호흡으로 기업을 발전시키는 것이 국가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신 회장 면회 주기에 대해 “열흘에 한 번 정도 다녀온다”고 말했다.

변동진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