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허인혜] 저축은행 업계가 지난해 호실적을 거두며 임기가 만료된 CEO들의 연임도 줄줄이 확정됐다. 올해 저축은행에 닥친 경영환경도 만만치 않아 뿌리 흔들기를 자제하는 모양새다.

사진=연합뉴스

24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SBI, 신한, JT친애, JT, 유진저축은행 등이 대표 연임을 결정 지었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이 전체 업계 순익을 견인하면서 대표 2인도 자연스럽게 연임 수순을 밟았다. 임진구 대표(IB부문)와 정진문 대표(리테일 부문)은 지난 20일 각각 4연임과 3연임에 성공했다.

SBI저축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900억원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직전 최대치였던 2016년의 740억원보다도 160억원가량 앞서는 수치다. 임 대표가 이끌고 있는 IB부문에서 450억원 수준의 큰 호실적이 나왔다.

정 대표는 비대면 온라인 주택담보대출 ‘SBI온라인주택대출’을 2015년 선보이며 저축은행 비대면 업무의 포문을 열었다는 평이다.

김영표 신한저축은행 대표도 지난해 좋은 실적을 거두며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의 추천을 받았다. 오는 28일 주주총회를 거쳐 인선이 마무리 된다.

신한저축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과 비교해 34.4% 확대된 168억원으로 집계됐다. 김 대표는 지주 계열사 저축은행으로서는 처음으로 대출자산 1조원을 기록한 바 있다.

JT친애저축은행도 윤병묵 대표의 3연임을 앞뒀다. JT친애저축은행의 지난해 실적은 미진했지만 앞으로 헤쳐갈 파고가 많은 만큼 한번 더 윤 대표에게 방향키를 넘겼다.

JT친애저축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윤 대표는 2012년 8월부터 6년간 당사의 대표이사로 재임하면서 경영정상화에 노력해 2017년도 12월 말 기준 4기 연속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최성욱 JT저축은행 대표도 우수인재 확보와 리스크 관리 등의 역량을 인정 받아 단독추천 후보에 올랐다. 이계천 유진저축은행 대표는 2012년 이후 4연임에 성공해 올해도 유진저축은행을 이끌게 됐다.

저축은행 업계 CEO들이 무난히 연임한 데에는 실적 여파와 올해의 어두운 전망이 동시에 작용했다.

저축은행 업계는 지난해 순이익 1조원을 달성하며 전년대비 2,068억원의 증가세를 보였다. 예대금리차에 따른 이자이익이 6,196억원 늘면서 순익을 높였다.

올해 예대금리 전망은 어둡다. 2008년 하반기부터 지속됐던 저금리 기조가 지난해 11월을 기점으로 끝나면서 조달금리가 상승했다. 지난 2월 8일부터 법정최고금리도 연 27.9%에서 24.0%로 인하됐다. 대손충당금 규제와 중금리 대출 완화도 대처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 업계 CEO는 연임이 흔한 만큼 지난해 실적에 비춰봐도, 올해 전망을 내다봐도 새 인물을 앉힐 이유가 없다”며 “대표들의 임기가 그리 길지 않은 만큼 올해 성적표에 따라 내년의 운명은 갈릴 수 있다”고 답했다.

허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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