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현대차그룹이 ‘착한’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다.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하면서 1조원을 넘는 막대한 양도소득세도 감수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주주가치 제고뿐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완수함에 따른 기업 이미지 제고까지 여러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28일 이사회를 통해 모듈 사업부문과 AS 부품사업부문을 인적분할, 현대글로비스에 흡수합병하기로 의결했다.

정몽구 회장. 현대차그룹 제공

이를 통해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부품사업에 집중,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번 개편안은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구조를 간소화하는 의미가 크다. 종전에 복잡하게 얽혀있던 지배 체계를 대주주-모비스-기타 계열사로 개편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대주주인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오는 7월말 이후 변경상장을 완료하는 시점에, 기아차와 현대제철, 글로비스의 모비스 지분 전부를 매입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필요한 자금은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이 합병 글로비스 주식을 처분하는 등으로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정 회장 부자가 납부하는 양도소득세는 무려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국내에서 주식 양도로 걷히는 양도소득세가 2조~3조원인 만큼, 그 규모는 ‘역대급’이라는 평가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대주주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이같은 양도소득세를 감수하게 됐다”며 “정몽구 회장은 대주주 지위를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지배구조 개편으로 대주주의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놨지만, 주주 가치와 기업 이미지 제고 등을 감안하면 오히려 이익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최고 경영층이 자발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함에 따라 적법하고 정당한 지배구조 개편 방식을 마련할 수 있었다”며 “이번 개편 안이 사회적 지지를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주주들과 시장에 적극적으로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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