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감사에 대한 논의에 착수했다.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번 주 중으로 대우조선의 실사에 대한 결과를 산업은행에 보고받는다. 금감원은 이를 검토하고 회계감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장부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작년 4,710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올 상반기에만 3조2,000억원의 영업손실이 추정됐다. 5월 정성립 사장이 새로 취임하면서 전 경영진 시절의 부실을 한꺼번에 털어냈기 때문.

산업은행이 삼정회계법인에 준 실사 용역 결과에 따르면 올해 대우조선해양의 전체 영업손실액은 무려 5조2,9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세전 순손실 규모는 6조6,000억원대에 달했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29일 대우조선해양 경영 정상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검찰 고발 등 전 경영진의 부실 경영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부실회계 의혹을 규명할 회계감리 역시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금융권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대우조선해양에 4조원대 자금을 지원하기로 하고 시중 은행에 여신회수 자제를 요청한 상황인 만큼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서는 여유를 두고 조사 착수 여부 등을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우조선해양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금감원이 절차적으로만 최종 보고서를 넘겨받지 않았을 뿐 이미 실사 결과 요약본을 넘겨받아 검토해온 것으로 안다"며 "분식회계 의혹을 받는 기업에 대규모 자금이 지원되는 모양새가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감리 착수를 늦출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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