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변동진] 롯데그룹의 창립 51주년(3일) 기념식이 간소하게 진행될 예정이다. 총수인 신동빈 회장의 부재 때문이라는 게 재계 중론이다. 게다가 비상경영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황각규 부회장의 '불필요한 외부활동 자제' 권고도 '조용한 기념식'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2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올해 창립 51주년 기념일을 행사는 계열사별로 간소하게 진행된다. 지난해 불꽃쇼까지 선보인 것과 비교하면 최대한 약식으로 치르는 셈이다.
롯데는 작년 반세기 역사를 맞은 50주년이란 상징성과 롯데월드타워 공식개장, 뉴 비전 선포식 등이 맞물려 외부 인사를 대거 초청해 성대한 창립기념식을 열었다.
그러나 올해는 신 회장이 법정 구속된 만큼 약식으로 진행할 것이라는 게 재계 중론이다. 앞서 그는 2월 13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 씨 등게 70억원의 뇌물을 준 혐의로 징역 2년6개월과 추징금 70억원을 선고받았다.
예컨대 지난달 22일 창립 80주년을 맞은 삼성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주요 경영진이 '국정 농단' 사건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간소한 기념식을 진행했다.
무엇보다 황 부회장 겸 비상경영위원장의 '내부 기강 다지기'도 '조용한 기념식'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달 각 계열사 대표이사와 고위 임원급들에게 '골프 자제'를 골자로 한 권고안을 전달했다.
당시 황 부회장은 영업 거래처나 직원들 간 골프와 계열사 차원의 화려한 행사, 불필요한 의전 등을 가급적 자제하라고 했다. 다만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행사는 원만하게 진행하도록 명시했다. 더불어 임직원들에게 예상치 못한 사태로 큰 충격에 빠졌지만,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고 더욱 의연하게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하자고 강조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작년은 롯데월드타워 오픈과 뉴 비전 선포식 등이 맞물려 50주년 기념식을 예년보다 성대하게 진행했던 것"이라며 "올해는 타워 개장 1주년을 강조해 고객 대상 이벤트를 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신 회장은 최근 국정농단과 롯데 총수일가 경영비리 사건의 항소심을 한 재판부에서 받게 해달라며 법원에 '병합 신청서'를 제출했다.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는 일주일에 4번이나 법정에 출석해야 한다.
변동진 기자 bdj@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