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촌호수 벚꽃축제, 송파구와 연계해 플리마켓 진행

[한스경제 변동진] '총수 부재' 상태인 롯데그룹은 창립 51주년과 롯데월드타워 오픈 1주년을 조용히 보낸 가운데, 석촌호수 벚꽃축제도 간소하게 진행한다. 2014년 큰 인기를 끌었던 러버덕 등의 '대형 조형물'을 볼 수 없는 것이다.

롯데는 2014년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진행, 석촌호수에 대형 조형물 '러버덕'을 설치했다. /연합뉴스

4일 롯데그룹과 롯데물산 등에 따르면 '석촌호수 벚꽃축제'(5~13일까지) 기간 동안 롯데월드타워와 석촌호수 사이 잔디정원에 플리마켓을 연다.

 '플리마켓'이란 안 쓰는 물건을 공원 등에 가지고 나와 매매나 교환 등을 하는 시민운동이다. 여기에 푸드트럭을 배치해 시민들의 허기를 달랠 방침이다. 

롯데는 시민들이 벚꽃축제를 보다 즐겁게 즐길 수 있도록 이같은 이벤트를 준비했다. 다만 큰 인기를 끌었던 '러버덕'과 같은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이번 봄에 즐길 수 없다.

앞서 롯데물산과 송파구는 2014년 '러버덕'을 시작으로 ▲1600 판다+(2015년) ▲슈퍼문(2016년) 등을 연달아 흥행시켰다. 특히 지난해 롯데월드타워 오픈을 맞아 준비한 '스위트 스완'은 20만3,000명에 달하는 방문 기록을 세웠다.

러버덕과 슈퍼문, 스위트 스완 등은 석촌호수에 대형 조형물을 띄우는 프로젝트로, 많은 시민이 몰려 지역상권 활성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실제 러버덕을 설치했을 당시 인근 레스토랑과 커피숍의 매출은 평소보다 10~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려면 회당 14억 원 안팎의 막대한 비용이 들어 올해는 다른 방식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1600 판다+'처럼 오는 가을 롯데월드몰·타워 잔디정원에 다수의 작품을 전시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롯데는 최근 들어 이벤트 규모를 최소화하고 있다. 예컨대 3일 열린 창립 51주년 기념식은 약 20분 만에 끝났다.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숙원사업이었던 롯데월드타워의 개장 1주년 기념행사도 열지 않았다.

롯데가 이벤트를 간소하게 진행하는 이유에 대해 재계 관계자들은 '신동빈 회장의 뇌물공여 혐의'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신동빈 회장이 지난 2월 13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 씨에게 70억원 뇌물을 준 혐의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로 인해 롯데는 창립 이후 첫 총수 부재라는 사태를 맞았다.

또한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겸 비상경영위원장은 지난달 거래처나 직원들 간 골프와 계열사 차원의 화려한 행사, 불필요한 의전 등을 가급적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물론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는 원만하게 진행하라고 했지만, 총수 부재 사태에 축제 분위를 내는 것은 부담일 것이라는 게 재계 관측이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올해는 석촌호수에 대형 조형물을 띄울 계획이 없다"면서 "공공미술 프로젝트도 아직 정해진 안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에는 롯데월드타워 오픈과 맞물려 봄에 했지만, 올해는 하반기쯤 관련 이벤트를 검토할 수도 있다"며 "반드시 시기를 봄에 맞춰서 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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