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째 가격 동결' 오뚜기 "아직 계획 없어…인상 요인 있지만 최대한 감내할 것" 

[한스경제 변동진] 올해 오뚜기가 라면 가격을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진라면 등 전통라면의 판매 가격이 11년째 동결돼 있는 가운데, 판촉비와 할인율의 추가 축소는 어려울 것이란 이유에서다.

오뚜기 진라면. /홈페이지

5일 금융투자업계에선 오뚜기가 연내 라면 가격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유정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오뚜기 내수 라면 평균 판매 가격은 전년 대비 11.3% 하락한 516원으로 추정된다"며 "연내 가격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진짬뽕 등 프리미엄 라면 매출이 감소하고, 진라면 등 전통 제품의 판매 가격이 10년 이상 동결돼 있어 판촉비와 할인율의 추가 축소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미 주요 경쟁사와 판매 가격 차이가 50%이상 확대돼 있어 가격 인상 시에도 저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가 적기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올해 최저임금이 16.4% 인상돼 비정규직 비율이 1.1%대에 불과한 회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오뚜기 측은 아직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최대한 가격을 동결해 소비자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오뚜기는 이같은 인상 요인에도 가격을 동결하고 있는 기간은 무려 11년째다. 게다가 오너 일가와 기업의 꾸준한 사회공헌활동으로 '갓(God)뚜기'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실제 경쟁사인 농심은 2016년 12월 18개 브랜드의 가격을 평균 5.5% 인상했다. 대표 제품인 신라면의 가격(30개 들이)은 1만259원에서 1만8,249원으로 올랐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라면 가격을 평균 5.4% 인상한 바 있다.

반면 오뚜기도 가격 인상에 동참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동결을 결정했다. 다만 지난해 참치캔 5종(평균 5%)과 즉석밥 3품목(9%)에 대한 가격을 올렸다. 이는 2012년 이후 5년 만으로 수익성 악화를 견디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참치캔 원재료인 가다랑어 국제 시세는 2015년 상반기 톤당 평균 131만2,000원에서 2016년 하반기 195만6,000원으로 49% 뛰었다. 즉석밥 역시 쌀 가격이 전년 대비 20% 올라 인상이 불가피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라면 가격 인상' 전망과 관련해 "금시초문"이라며 "동결을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인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인상 요인이 있지만 최대한 (수익 감소를) 감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뚜기는 취약했던 하절기 제품을 늘리면서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함흥비빔면, 콩국수 라면에 이어 올해는 진짜쫄면, 춘천막국수 등 계절성 제품을 출시했다.

변동진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