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최형호] 소비자들의 부동산 허위매물 불만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다방, 직방 등 부동산 중개앱사들이 허위매물 근절 노력은 ‘보여주기식’ 혹은 ‘또 다른 홍보수단’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2016년 한국소비자원이 부동산 중개앱 사이트에 올라온 매물 중 절반 이상이 허위매물인 것으로 드러난 이후, 2년이 지난 지금도 중개앱 상에서 올라온 허위·미끼 매물은 여전히 성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부동산 허위매물 불만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다방, 직방 등 부동산 중개앱사들이 허위매물 근절 노력은 ‘보여주기식’ 혹은 ‘또 다른 홍보수단’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5일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부동산 허위매물 신고 건수가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 부동산매물클린관리센터는 올해 1~3월 접수된 부동산 허위매물 신고 접수 건수가 총 2만 6,375건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간 신고 접수 건수인 7,557건의 3배를 훌쩍 넘는 수치다.

이 중 중개업소가 허위매물로 인정하고 자율적으로 노출종료를 한 건수가 2만 4,834건, 중개업소가 정상매물이라고 답했지만, 현장 검증에서 허위매물로 확인된 건수가 171건에 이르러 전체 신고 건수 중 약 95%가 허위매물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허위매물이 급증한 주된 배경으로는 최근 부동산 가격에 급등한 틈을 타 시세 차익을 극대화하려는 ‘호가담합’ 이슈가 있다.

호가담합이란 거주자, 중개업소 등이 특정 지역의 집값을 올리려는 목적으로 부동산 가격을 시세보다 높여 부르는 담합 행위를 의미한다.

실제로 올 1~3월 신고 건수 중 ‘신고 과열지역’(월 300건 이상 신고 접수 지역)의 신고 건수는 1만 3,654건으로 전체 신고 건수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위매물 급증의 또 다른 원인으로는, 중개업소에서 시세보다 가격을 낮춰 올려 수요자를 유인하는 이른바 ‘미끼매물’ 이슈가 꼽힌다.

이사를 가야하는 급박한 상황을 이용해서, 허위매물로 미끼를 끈 뒤, 정작 그것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매우 떨어지는 방을 계약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다방, 직방, 방콜 등 부동산 중개앱들의 과도한 시장경쟁 때문으로 풀이된다.

직방, 다방, 방콜 등이 많은 부동산 중개업자들을 끌어들이고 중개업소 신용도 보다는 광고료에 따라 마구잡이식으로 물량을 배치해놓는 경우가 많은데, 결과적으로 이런 구조는 부동산 중개 시장질서를 더욱 혼탁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 

사진제공=KISO.

결국 방을 구하는 데 있어 시간을 단축해주는 등 소비자 입장에서 편리해야 할 부동산 중개앱들이, 이런 미끼매물 등으로 시장질서를 어지럽히면서, 시간단축은 커녕 오히려 헛수고를 감내해야 하는 또 다른 폐단을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직방과 다방 등 부동산 중개앱사들은 이런 허위매물 폐단을 막기 위해 일반 사용자를 가장해 허위매물을 잡아내기도 하고, 일정 패턴을 컴퓨터가 파악하고 분석해 허위매물 등록을 막는 방식을 도입하는 등 허위매물 근절에 팔을 걷었지만 결과적으로 보여주기 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게, 업계 중론이다.

중개앱사 입장에서 적게는 100만원에서 많게는 300만원 가까이 광고료를 지불하는 공인중개업소, 즉 ‘고객’을 허위매물이라는 프레임으로 가둬버리면, 그만큼 막대한 손해는 불가피 하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겪으면서 중개업소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미끼매물 역시 꾸준히 성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직방과 다방의 허위매물 공인중개업소 퇴출 프로젝트 실행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격”이라며 “직방과 다방 모두 그럴싸한 논리로 얘기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홍보의 수단이 될 뿐, 부동산 시장구조로 봤을 때 고객인 공인중개업소 퇴출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KISO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시장이 침체 국면에 들어서면서 호가담합, 미끼매물 이슈로 허위매물 신고가 급증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현행 공정거래법상 담합 행위의 주체는 사업체나 사업체 단체로 한정돼있어 호가담합 이슈를 법적으로 처벌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최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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