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지스타2015를 감삼하기 위해 방문객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지스타 사무국 제공

 

한 해 게임 이슈와 미래 게임 산업을 돌아볼 수 있는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15(지스타)는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부산에 위치한 벡스코 전시장에서 4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이 기간 동안 약 21만명이 벡스코를 찾아 전년보다 3.6% 많은 관람객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의 관람객이다.

올해로 11주년을 맞이한 지스타는 약 5만5,300㎡에 달하는 전시면적에서 BTC·BTB 전시와 더불어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특히 다양한 부대행사 및 체험 프로그램과 이벤트를 마련해 전시회 기간 내내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 넥슨·엔씨·4:33, BTC관 빛냈다

BTC관에서 주목할 만한 기업은 넥슨, 엔씨소프트와 더불어 메인 스폰서로 참가한 네시삼십삼분(4:33)이었다.

먼저 벡스코 본관 전시장 입구 가까이 부스를 마련한 4:33은 기존 관람형 부스의 한계를 벗어난 새로운 시도로 주목 받았다.

외형부터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컨테이너를 개조해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봄직한 폐쇄형 공간을 창출했다. 컨테이너 외부에는 4:33과 서비스 게임명을 형상화한 그라피티들이 새겨져 있어, 거칠지만 익살스러운 분위기를 동시에 연출했다. 진입로 역시 철조망과 합판 등을 적절히 배치해 기타 부스와는 다른 이미지를 추구했다.

▲ 4:33 부스 외관. 네시삼십삼분 제공

 

지스타 기간 내내 도마에 올랐던 사전 이용자 정책도 결과적으로는 성공을 거뒀다. 4:33은 사전 초청된 이용자 433명만 BTC 부스에 입장시키며, 일반 관람객들을 돌려 보냈다. 결국 일부 관람객들의 항의로 인해 전면 개방하는 수순을 밟았지만, 1인당 평균 부스 체류시간이 약 25분으로 나타나 큰 마케팅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기타 부스의 관람 시간이 평균 5분여를 넘지 못하는 것을 감안하면 효율적이라는 평가다.

내부 게임 체험존은 안락한 쇼파와 스마트폰 기기가 배치돼 있었다. 비록 많은 관객이 한 번에 들어갈 수 없는 크기의 체험존이었으나 쇼파에 앉아 게임을 즐기는 몰입도는 뛰어났다. 왜 433명만 초대했으며, 체류 시간이 30분에 육박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4:33 부스에서 모바일 RPG 로스트킹덤을 즐기고 있는 관람객의 모습. 네시삼십삼분 제공

 

관람객들은 4:33 부스에서 신작 ‘로스트킹덤’ ‘이터널클래시’ 등을 체험할 수 있었다. 특히 매 시간마다 모바일 3인칭 슈팅게임 ‘마피아’ 대회가 열려 ‘하는 재미’와 함께 ‘보는 재미’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단일 기업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넥슨도 차별화 전략으로 관람객을 붙잡았다. ‘플레이그라운드(Play Ground)'라는 슬로건답게 다양한 게임과 300부스라는 거대한 규모를 자랑했다.

특히 100부스 규모의 모바일 게임존을 계단식으로 구현해 관람객 한 명당 한 대의 스마트 기기로 게임을 체험하도록 제공한 것. 삼성전자와의 협업을 통해 태블릿 160대와 스마트폰 56대 등 총 216대의 스마트 기기를 통해 자사의 신작 모바일 게임을 제공했다. 외부에서 볼 때 마치 합창단을 보는 듯한 분위기가 연출되곤 했다.

▲ 넥슨 모바일 게임존에서 관람객들이 게임을 체험하고 있다. 넥슨 제공

 

이를 통해 다양한 관객들이 넥슨의 모바일 게임을 체험하고 관람했다. 이중 ‘야생의 땅: 듀랑고’와 ‘HIT’를 체험하는 관람객들이 유독 많았다.

온라인 게임존에서는 새롭게 선보일 신작 ‘서든어택2’가 관람객들의 관심을 받았다. 넥슨은 정식 출시를 앞둔 서든어택2의 경기를 시작함과 동시에 대형 스크린을 통한 라이브 중계를 동시 진행해 마치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장관을 연출했다. 외부에는 ‘서든어택2 부스걸’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을 별도로 마련해 자연스럽게 부스 진입을 유도했다.

▲ 넥슨 온라인 게임존 내 서든어택2 부스. 넥슨 제공

 

엔씨소프트는 지난 5월 2차 CBT 이후 소식이 없었던 온라인 슈팅게임 ‘마스터X마스터(MXM)’을 지스타에서 선보이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냈다. 부스 외관과 내부 콘셉트를 MXM으로 꾸밀 만큼 엔씨소프트가 주력하는 게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엔씨소프트의 BTC 부스에서 MXM을 체험하고 있는 방문객들. 엔씨소프트 제공

 

부스에서는 다양한 MXM 관련 전시물 외에도 한 켠에 마련된 체험존을 통해 마치 PC방에 온 것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MXM은 내년 2월 파이널 CBT를 끝낸 후 상반기 내 오픈베타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게임을 접목한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시도하며 올해 지스타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을 받았다. 넥슨처럼 다양한 라인업을 들고 나온 것도 아니었고, 4:33 같은 차별화 시도를 하지 않았음에도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었다. 자사의 MMORPG ‘블레이드 앤 소울’을 소재로 뮤지컬 ‘묵화마녀 진서연’을 공연한 엔씨소프트의 창조적인 문화 콘텐츠는 참신한 시도로 평가됐다.

춤과 노래 뿐만 아니라 미디어파사드와 멀티미디어 퍼포먼스, 리듬과 타악, 마샬아츠 등 다양한 장르의 컨텐츠를 융합한 뮤지컬적 상상력으로 블소를 재창조해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한 것.

▲ 블레이드 앤 소울을 재해석한 뮤지컬 '묵화마녀 진서연'의 공연 실황. 엔씨소프트 제공

 

이 밖에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 부스의 가상현실(VR) 및 콘솔 콘텐츠도 방문객들의 시선을 고정시켰고, 다양한 부대행사들로 즐길 거리도 풍성해졌다.

다만 아쉬움은 남는다. 게임 산업의 주류가 모바일로 이동하면서 다양한 모바일 업체들의 참여가 예상됐지만 4:33과 넥슨 등이 서비스하는 모바일 게임만 공개돼 짙은 여운을 남겼다. 국내 PC방 점유율 상위권에 다양한 게임을 포진시킨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나 월드 오브 배틀쉽을 개발중인 워게이밍 등 해외 게임사들의 불참도 안타까운 대목으로 지적됐다.

■ 바이어 수 7.5% 증가…게임 비즈니스 성공적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운영된 BTB관은 올해 벡스코 제2 전시관 1층과 3층 전관을 활용하며 지난해보다 규모를 넓혔다. 유료 바이어 숫자가 전년 대비 7.5% 증가한 1,781명을 기록하는 등 지스타 기간 내내 꾸준한 관심이 이어졌다.

개발사들에 대한 투자도 활발했다. 중소 게임개발사와 스타트업의 마케팅 지원을 위해 마련된 게임 투자마켓에는 15개 투자사(네시삼십삼분, 소프트뱅크벤처스, 엔씨소프트 등)와 28개 개발사(드림로스팅, 루더스501, 펜타게임 등)가 참여했다. 이틀 동안 총 120여 건의 투자 상담이 진행돼 투자 가능성을 높였다.

▲ BTB관에서 열린 게임 투자마켓에 바이어와 개발사 담당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지스타 사무국 제공

 

국제 컨퍼런스는 보다 확대되고 다양한 주제를 통해 참가자들의 지식공유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조연설(1개), 특별세션(1개), 일반세션(15개) 등 총 17개의 세션으로 구성됐는데, 약 300여명의 업계 전문가 및 관련 학과 학생들이 참가했다.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 관계자는 “올해 지스타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신작과 e스포츠, VR 콘텐츠 등 다양한 볼거리로 많은 관람객들이 방문했던 뜻깊은 행사였다”며 “다만 게임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변화된 환경에 대한 대안 마련에 어려움을 겪은 것은 사실이다. 향후 이러한 보완점을 숙지해 내년 지스타를 더 매력적으로 꾸밀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채성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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