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정부가 결국 수소전기차 보조금 예산을 추가배정(추가경정, 추경)하지 않았다. 예약자의 80%가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된 셈이다. 사실상 올해에는 수소전기차 보급을 포기하겠다는 의미로, 새 먹거리 발견에 들떴던 국산차 산업에도 찬물이 끼얹어졌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공개한 추경안에서 수소전기차 보조금을 제외했다.

넥쏘는 지난 평창올림픽에 주인공으로 활약하면서, 전 세계에 앞선 우리나라 미래 산업을 증명해냈다. 현대차 제공

앞서 정부가 발표했던 수소전기차 보조금 예산은 작년 이월분까지 합해도 약 50억원이었다. 1대당 2,250만원씩 240여대만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금액이다.

반면 지난달 19일부터 시작된 현대차의 넥쏘 사전 예약판매에서는 무려 1,164대가 참여했다. 전체 예약자의 80%에는 보조금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사실상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구매자는 예약을 포기해야하는 상황이다.

수소전기차는 '궁극의 친환경차'로 불린다. 수소연료를 분해해서 발생한 전기를 동력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배출가스가 전혀 없을뿐 아니라, 막대한 양의 미세먼지를 정화시키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있다.

국내 자동차 산업에서도 수소전기차는 구세주로 여겨진다. 국산차 산업이 잇딴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는 세계 최초 양산형 수소전기차를 출시한 데 이어 2세대 수소전기차인 넥쏘까지 내놓으면서 글로벌 업계를 주도하고 있다.

문제는 보급 가능성이다. 아직 개발 초기 단계인 만큼, 보조금을 제외한 넥쏘의 가격은 6,000만~7,000만원대다. 중형 SUV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비싸다.

업계가 추경을 기대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넥쏘는 국가보조금을 받으면 3,0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실제 보급이 시작되면 수소충전소가 늘어나는 것도 시간 문제라는 전문가들 평가도 나왔다.

현대차 역시 올해 평창올림픽에 수소전기차 전시관을 설치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수소전기차 알리기에 나섰다. 김동연 부총리에 보조금 확대를 건의하는 등 직접적으로 추경을 의식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는 추경에 수소전기차 보조금을 제외하면서 업계 기대를 외면했다.

업계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과 박원순 서울시장 등 정부 고위관계자들도 넥쏘에 많은 관심을 드러내면서 추경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며 "일본도 수소전기차 보급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업계를 주도할 기회를 놓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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