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의 밤' 이레.

[한스경제 양지원] 나이는 어리지만 연기력은 성인배우 못지않은 실력을 발휘하는 아역배우들이 작품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최근 개봉한 영화 ‘7년의 밤’의 이레는 극 중 오영제(장동건)의 딸이자 비운의 인물인 오세령을 연기했다. 오세령은 비정한 아버지에게 매일 학대를 당하는 인물로 비극적인 사건의 핵심인물이다. 이레는 앞서 이준익 감독의 ‘소원’(2013년)에서 ‘최고의 아역’이라는 찬사를 받은 바 있다.

‘최고이 아역’이라는 수식어답게 이레는 ‘7년의 밤’에서 혼신을 다한 연기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아버지의 학대가 두려워 맨발로 숲길을 헤치며 도망가고, 잠옷 차림으로 추운 날씨에 교통사고를 당하는 장면 등 육체적으로 힘든 신을 싫은 내색 없이 소화했다는 관계자의 전언이다. 학대를 당하는 캐릭터인 만큼 감정적으로도 쉽지 않은 배역에 완벽히 몰입한 연기를 보여줬다.

장동건은 인터뷰에서 이레에 대해 “나이는 어리지만 완성된 배우”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메가폰을 잡은 추창민 감독 역시 “이레의 시나리오는 송강호 시나리오 같다. 감정과 행동에 대해 빼곡히 적어놓더라”며 “이레의 연기를 보면 늘 놀랍다”고 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김지환

멜로영화임에도 240만 관객을 모으며 장기 흥행 중인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김지환 역시 눈에 띄는 연기를 펼쳤다. 극 중 소지섭과 손예진의 아들 지호 역으로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다. 극 중 소재가 남녀의 사랑뿐 아니라 가족애까지 담긴 이 영화에서 김지환은 엄마와 헤어지기 싫은 애달픈 아들의 마음을 절제된 감정 연기로 표현했다.

김지환은 기존의 화려한 필모그래피를 자랑하는 아역배우들과 달리 이 영화로 데뷔한 신인이다. 연기를 처음 하는 아역들은 대부분 감정에 과잉 된 연기를 펼치기 쉬운데, 김지환은 감정조절을 한 연기력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김지환이 학예회에서 덤덤히 자신의 소원을 말하는 시퀀스에서는 객석 곳곳에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손예진은 “연기를 보면서 (김)지환이가 제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추켜세우기도 했다.

'덕구' 정지훈

영화 ‘덕구’에서 손자 덕구 역을 맡은 정지훈 역시 호연으로 관객들을 미소 짓게 했다. 덕구할배(이순재)와 티격태격 케미를 형성하며 극의 재미와 감동을 선사했다. tvN 드라마 ‘도깨비’(2016년)로 데뷔한 정지훈은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2017년)과 ‘장산범’(2017년)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무려 1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덕구’의 주인공을 궤찬 정지훈은 할아버지를 향한 원망과 사랑을 다양한 감정 연기로 표현했다. 엄마의 부재 속에 또래 아이들에 비해 성숙해진 덕구의 내면을 세심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어려운 경상도 사투리 연기까지 척척 해내며 실력을 자랑했다.

늘 후배 배우들에게 따끔한 충고를 마다하지 않는 이순재도 정지훈의 연기는 높게 평가했다. “옛날에는 말귀를 못 알아듣거나 떼쓰는 아이들이 참 많았는데 정지훈은 참 똑똑한 아이”라며 “캐릭터를 잘 이해하고 표현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해당 영화 스틸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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