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배우 윤박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매력이 있다. 실제로 순수하면서 엉뚱한 모습은 드라마 보다 예능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데뷔 7년차가 됐지만, 대표작으로 꼽을 만한 작품이 없는 게 사실. 최근 종영한 KBS2 ‘라디오 로맨스’ 속 이강은 윤박 그 자체였다. 시청률 2%대로 종영했지만, 이강 캐릭터가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가 아닐까. 윤박은 라디오국 전설의 망나니 PD로 변신, 제 옷을 입은 듯 훨훨 날아다녔다. 스스로 “괴짜가 나쁜 건 아니지만 난 정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지난해 ‘내성적인 보스’부터 ‘마술학교’ ‘더 패키지’ ‘라디오 로맨스’까지 쉴 틈없이 활동한 윤박. 영화 ‘광대들’(감독 김주호)로 첫 사극에 도전할 예정이다. 앞으로가 중요하다며 “80세까지 연기하는 게 꿈”이라고 했다.

-이강 캐릭터로 사랑 많이 받았는데.

“많이 좋아해줘서 자신감을 얻었다. 연기를 아무리 잘해도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의심 받게 돼 있다. 반대로 조금 부족하더라도 자신감이 있으면 시청자들에게 전달되니까. 이강은 인생 캐릭터가 될 것 같다. 전에 한 캐릭터도 의미 있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좀 더 스스로를 칭찬할 수 있게 됐다.”

-본인 캐릭터는 살았지만, 시청률은 2%대로 종영했다.

“나도 사람인지라 아쉬움이 있다. 시청률이 잘 나왔다면 좋았겠지만, 요즘은 본방사수하기 보다 여러 통로로 시청하지 않나. 캐릭터가 호평 받았는데, 나만 기분이 좋았던 게 아니다. 현장에서는 마지막 촬영까지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강에 끌린 이유는.

“범상치 않은 괴짜 모습이 끌렸다. 약간 거칠어 보이지만, 인간적인 매력이 가득했다. 감독님이 ‘윤박이 아닌 다른 사람으로 보였으면 좋겠다’고 해서 신선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 시각적인 이미지가 중요하니까 수염도 기르고, 머리도 덥수룩하게 해 외형 변화를 줬다. 이강처럼 괴짜냐고? 괴짜가 나쁜 건 아닌데, 스스로 난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주위에 괴짜? 박진영 사장님은 누구보다 진지하다. 배울 게 정말 많다.”

-망나니 캐릭터 연기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항상 연기할 때 목적성을 가지려고 한다. 막 해버리면 남들이 봐도 이상하지 않나. 매 신, 매 대사마다 어떻게 행동하는지 목적성을 부여했다. 모든 순간 망나니처럼 행동하면 현실감이 없으니까. 지를 땐 지르지만 국장님이나 선후배 동료들 대할 때는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이강과 비슷한 점은.

“어떤 거에 미쳐서 몰두하는 건 비슷하지만, 짝사랑하는 건 이해되지 않았다. 실제라면 3년 동안 기다리지 못한다(웃음). 좋아하면 그냥 표현하는 스타일이다. 츤데레는 이강과 맞지만 윤박과는 다르다. 연애 하고 싶다.”

-윤두준, 김소현과 호흡은 어땠나.

“카메라 뒤에서 친남매처럼 장난을 많이 쳤다. 서로 편해지니까 연기할 때도 그런 부분이 묻어 나와서 좋더라. 아무래도 관계가 껄끄러우면 연기하기 불편하지 않나. 소현이랑 열두 살 차이가 나는데, 어린 게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연기할 때 합이 잘 맞았다. 비록 소현이랑 러브라인이 이뤄지지 않았는데, 이강한테 가장 좋은 엔딩이었다. 걸스데이 유라씨랑은 둘이 주고받는 대사가 하나도 없어서 아쉬웠다.”

-절친한 동생 곽동연과도 함께 연기했는데.

“작품에서 만나 신기했다. 본방 같이 보면서 캐릭터, 작품 얘기를 많이 했다. 동연이도 나보다 열 살 어린데, 행동이 어른스럽고 성숙해서 잘 맞다. 영상 통화하는 걸 좋아하는데, 연우진 형, (최)우식이는 요즘 잘 안 받는다. 그나마 동연이가 제일 잘 받아준다. 얼굴 보고 대화하는 게 좋더라.”

-기억에 남는 반응은.

“‘다음에 멜로드라마 남자주인공 시켜라.’ 아쉽게도 차기작은 멜로가 없는 사극이다. 멜로 상대역은 누구든 감사하다. 누구랑 하느냐 보다, 서로 잘 맞았으면 좋겠다. 각자 이미지 뿐만 아니라 연기 합, 교감하는 것들도 중요하니까. 어떤 역할이든 전작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주연 욕심은 없나.

“딱히 없다.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여러 상황이 맞아야 되지 않냐. 물론 역할이 주어진다면 열심히 할거다. 예전에는 대본 자체가 재미있으면 어떤 역할이든 참여하는 것만으로 좋았다. 1~2년 전부터 대본을 떠나 캐릭터가 마음에 들면 하고 싶더라. 이강 역도 마찬가지였다. 주연은 기회가 안 올 수도 있지만, 언젠가 제의 오면 최선을 다 할 거다.”

-데뷔한지 7년차다. 대박 난 작품 없는데.

“어느 현장에 가도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작품이 잘 되길 바라지 않는 사람은 없다. 흥행 여부는 내 몫이 아니니까. 많이 봐주면 감사한데, 항상 최선을 다하는 방법 밖에 없다. 지금도 작품 한다는 자체만으로 감사하다. 필모그래피가 얼마나 쌓였나 보다 앞으로가 중요하다. 앞으로 드라마, 영화, 무대 가리지 않고 차근차근 해 나갈거다. 80세까지 연기하는 게 목표다.”

-‘청춘시대’ 박재완 캐릭터 매력적이었다.

“시즌3도 불러만 준다면 감사하다. ‘청춘시대’도 비중이 적었지만, 좋아서 한 거다. 혹시나 떴다고 ‘비중 적어서 하기 싫어’ 하면 예의가 아니지 않나. ‘청춘시대’를 통해 윤박-한예리 커플 많이 사랑 받았으니까 보답하고 시다. 시즌 이어진다면 출연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작년부터 4편 연달아 출연했다. 다작하는 이유는.

“생각보다 여유가 많다(웃음). 예전에는 쉬면 불안해했다. 아직도 쉴 때 나만의 시간을 잘 활용하지 못한다. 일 하고 바쁠 때 살아있는 느낌이 든다. 잘하든 못하든 연기할 때 재미있다. 나와 결이 맞는 역 만나서 ‘연기 잘하는 배우’라는 얘기를 듣고 싶다. 조금 더 다양한 캐릭터 만나서 잘하면 칭찬 받고, 못하더라도 쓴 소리 들으면서 보완해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

-30대 된 후 달라진 점은.

“딱히 그런 게 없다. 서른 됐을 때도 나이만 30이라고 생각했다. 결혼 생각 없냐고? 원래 서른 중반에 하고 싶었는데, 지금 페이스로는 못할 것 같다. 이전에 ‘해피투게더’에서 이성 친구 얘기가 나왔는데, 없다고 못하겠어서 ‘예’라고 했다. 공개 열애 대놓고 하고 싶은데, 걸리면 숨기지 않을 거다.”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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