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엽(오른쪽)을 지도하고 있는 정경배 타격코치.

[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정경배 SK 타격코치는 지난 6월 코칭스태프 교체 단행 당시 김무관 코치가 맡았던 메인 코치를 맡았다. 팀 전체 타선의 긴 침묵이 계속되자 내린 김용희 SK 감독의 결단이었다. 정 코치는 개인 과외 식으로 선수 한 명, 한 명 집중 지도를 하며 동시에 고민도 귀 기울여 들어줬다.
 이렇게 선수들의 마음을 샀던 그가 올해 발굴한 최고 수확은 LG에서 만년 기대주 꼬리표를 달고 있던 이적생 정의윤의 잠재력을 끌어낸 것이다. 정의윤은 전반기 타율 0.258에 홈런 없이 7타점에 그쳤지만 후반기 SK에서 타율 0.342(193타수 66안타) 14홈런 44타점을 올렸다. 정 코치의 조언대로 방망이(종전 길이 33.5인치 무게 880g→34인치 900g)를 바꾸고 타격 자세도 수정한 결과물이다.
 SK의 4번 타자를 만들어낸 정 코치는 이제 일본 가고시마 특별캠프에서 또 다른 진주 찾기에 한창이다. 이번 캠프는 1.5군급 기대주 위주로 선수를 꾸렸다. 정 코치가 이번 캠프에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배트 스피드 업’이다.
 그는 “젊은 선수들이 많다 보니까 지금까지의 캠프보다 배팅 훈련량을 많이 가져가려고 한다”며 “힘을 키움과 동시에 배트 스피드도 올리고 기술전인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이어 “40~50분 정도 계속 배팅 연습을 하니까 선수들이 많이 힘들고 지칠 것”이라며 “그러나 많은 공을 쳐 보면 힘든 상황 속에서도 느끼는 게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코치가 신경을 기울이는 선수는 신인 김동엽이다. 천안북일고 졸업 후 시카고 컵스에 입단, 빅리거 꿈을 품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2016 신인 드래프트에서 9라운드 전체 86순위로 SK의 부름을 받았다. 정 코치는 “좋은 체격 조건(187㎝, 105㎏)을 갖고 있어 힘이 좋다. 잘만 가다듬으면 강력한 타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훈련을 다 마치고도 숙소 방으로 찾아와 타격 영상을 함께 보고 조언을 구하려고 하는 등 매사에 열정적이고 적극적”이라고 기대했다.
 단순히 훈련량을 늘리는 것 말고도 질적인 측면에서도 효율성을 높이려고 한다. 정 코치는 “하루에 3명을 선택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얼리 워크(Early Work), 배팅 연습(Batting Practice), 엑스트라 워크(Extra work)를 한다. 그 날 하루는 선수들도 타격에만 집중해서 훈련할 수 있고 나 또한 그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가르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이 그의 개인 과외 방식을 선호한다는 말을 듣자 정 코치는 “그렇다면 다행”이라며 웃은 뒤 “무작정 많은 양을 주문하는 게 아니라 좋은 폼으로 의미 있는 연습을 해야 한다. 스윙과 타구 방향을 선수 특성에 맞게 교정해 맞춤형 지도를 하려고 한다. 내년 시즌에 이런 노력들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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