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양지원] 배우 유아인이 이창동 감독의 8년 만의 신작 ‘버닝’으로 돌아왔다. 이창동 감독의 새 뮤즈가 된 유아인이 ‘칸의 남자’가 될지 기대를 모은다.

‘버닝’은 이창동 감독이 ‘시’(2010년) 이후 8년 만에 내놓은 신작으로 다음 달 개봉을 앞두고 있다.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를 만나고, 그녀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을 소개 받으면서 벌어지는 비밀스럽고도 강렬한 이야기를 그린다. 일본의 인기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헛간을 태우다’가 원작이다.

‘버닝’은 제 71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출품을 마친 상태로 결과는 오는 12일 오후 6시 (한국시간)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된다. 이창동 감독은 칸 영화제에서 이미 두 번의 수상 경력이 있다. ‘밀양’(2007년)으로 전도연을 ‘칸의 여왕’에 앉혔으며 ‘시’로 각본상을 수상했다. 자연스럽게 유아인의 수상 여부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아인은 제작단계부터 ‘버닝’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지난 2016년 크랭크인 예정이었던 ‘버닝’은 제작이 지연된 바 있다. 원작자와의 불화설 등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이창동 감독은 “원작자와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부인했다.

이처럼 ‘버닝’은 제작 지연과 배우 캐스팅 건으로 골머리를 앓았으나 유아인은 묵묵히 작품을 기다렸다. 크랭크인과 함께 촬영에만 몰두했으며 자신의 SNS에 이창동 감독과 찍은 사진을 게재하는 등 영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어렵게 완성된 ‘버닝’ 속 유아인은 그간 선보이지 않은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좋아해줘’(2016년) 이후 2년 만의 신작에서 유아인은 혼란에 휩싸인 주인공으로 분해 밀도 있는 감정 연기를 펼칠 예정이다.

지난 4일 공개된 티저 예고편은 예비 관객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54초의 짧은 분량이지만 공개와 동시에 포탈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이름을 올리며 기대를 입증했다. 티저 예고편에서 유아인은 알 수 없는 허탈한 표정으로 쉼 없이 달리며 주인공 종수의 답답한 심경을 대변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오디션을 통해 여주인공을 꿰찬 신인 전종서와 한국영화에 처음 등장한 스티븐 연의 모습도 함께 담겼다.

그 동안 유아인은 청춘을 대표하는 배우로 충무로에 입지를 굳히며 활발히 활동했다. 감독들이 꼭 함께 작업하고 싶은 배우로 꼽히기도 한다. 연기력과 스타성을 모두 갖춘 배우로 불리지만 동시에 ‘이슈 메이커’다. SNS에 늘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표현하는 유아인은 병역 문제 등으로 누리꾼들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또 故(고) 조민기의 사망 당일인 지난 달 9일에는 마녀 사냥을 뜻하는 듯한 화형 영상을 게재해 논란이 됐다.

항상 작품보다 개인적인 문제로 더 화제몰이를 했던 유아인이 ‘버닝’을 통해 오로지 연기력만으로 정면 승부할 수 있을지 기대되는 이유다. 이창동의 손을 잡은 유아인이 국내를 넘어 칸 레드카펫을 밟으며 조명 받는 배우로 급부상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한국스포츠경제DB·파인하우스필름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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