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두 번 당할 수는 없다.”

 일본이 자랑하는 에이스 오타니 쇼헤이(21ㆍ니혼햄)와 ‘리턴 매치’를 앞둔 대표팀 타자들의 이구동성이다. 한국은 19일 오후 7시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프리미어 12 준결승에서 일본과 맞붙는다. 지난 8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치른 일본과 개막전 패배(0-5)를 설욕할 기회다.

당시 한국 타선은 오타니에게 꽁꽁 묶였다. 최고 시속 161㎞ 광속구에 147㎞까지 나오는 포크볼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6이닝 동안 무려 10개의 삼진을 빼앗겼다. 일본은 사실상 결승전으로 여겨지는 한국과의 준결승에 열흘 동안 아껴놓은 오타니를 다시 선발로 내보낸다.

 전문가들은 오타니와 두 번째 승부는 처음과 분명 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17일 본지와 통화에서 “개막전에서 못 친 건 한국시리즈까지 뛴 두산을 제외한 타자들의 눈이 실전 공백 탓에 빠른 공에 적응이 안 됐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정상 컨디션으로 올라온 만큼 눈도 적응이 됐을 것이다. 국내에서도 160㎞ 직구를 던지는 리즈(전 LG) 공을 잘 치지 않았나”라고 밝혔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 또한 “국내에서 그만한 볼을 쳐보기 힘들었다. 공 자체가 좋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면서도 “한 번 공을 쳐봤다는 건 앞으로 경기에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오타니는 어떻게 공략해야 할까. 일단 개막전처럼 공도 빠르고, 제구도 되고, 볼 배합도 좋다면 어떻게 손을 쓸 수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그렇다고 꼭 못 칠 공도 아니다. 이용철 KBS 해설위원은 “직구에 포크볼, 슬라이더까지 모두 다 좋다. 이 중 주무기는 역시 직구다. 직구 타이밍에 포커스를 맞추고 대처할 수 있도록 스윙 폭을 줄일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하나, 둘, 셋’이 아닌 ‘하나, 둘’에 방망이가 나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볼카운트가 불리하면 삼진을 당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적극성을 띠고 더욱 집중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허구연 위원은 “당장 메이저리그에 가도 10승을 할 투수를 공략하는 건 쉽지 않다. 그래도 한 번 상대 해봤으니까 지난번보다 나을 것이다. 오타니 스스로도 첫 국가대표로 큰 경기에 나서는 부담감은 분명히 있다. 개막전에서 5회 무사 1ㆍ2루 위기에 몰린 것처럼 흔들릴 때를 절대 놓치면 안 된다. 또 감을 잡기 전인 1~2회에 어떻게 상대하느냐가 관건이다. 자존심을 걸고 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미 한 번 오타니에게 제대로 당한 선수들은 독기를 품고 ‘복수혈전’을 다짐했다. 이대호(소프트뱅크)는 “한 번 당할 수 있지만 두 번 당하는 건 용납이 안 된다”고 이를 악물었다. 김현수(두산) 또한 “직구가 좋고 공이 상당히 빨랐지만 아예 못 칠 공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일본과 개막전에서 9회 대타로 나가 오타니와 대결할 기회를 놓쳤던 황재균(롯데)은 “오타니의 공을 정말 치고 싶다. 욕심 나는 공”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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