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후 첫 주말이었던 14일과 15일, 국내 백화점은 수험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긴 수험기간을 끝낸 학생들이 쇼핑에 나선 것. 덕분에 백화점의 영패션 브랜드의 매출은 전체적으로 1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이 수능 특수를 누릴 수 있었던 데는 적극적인 수능 마케팅 효과가 컸다. 롯데, 신세계, 현대 등 국내 대형 백화점들은 이미 수능 전부터 대대적인 수능 프로모션을 예고했다. 특히 신세계는 10~20대를 위한 스트리트패션 전문관인 ‘파미에스트리트’를 이 기간에 새로 개장하면서 수험생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에 따라 신세계 백화점은 같은 기간 영캐주얼 매출이 10.3%나 올랐다. 전체 매출 신장률도 3.4%나 됐다. 특히 ‘영캐주얼 아우터 박람회’ 매출은 예상 목표보다 32% 초과 달성했다.

롯데백화점도 12일부터 15일까지 전체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나 올랐다. 특히 영캐주얼 매출은 9.8%나 증가해 매출 신장세가 두드러졌다.

현대백화점도 영패션 브랜드 매출이 18.4%, 나이키 등 스포츠 브랜드군 매출도 15.3%나 오름세를 나타냈다. 전체 매출은 2.8% 증가했다.

 

■ 롯데·신세계 백화점이 적극적

수험생 이벤트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롯데백화점이다. 롯데백화점은 수험표를 지참한 고객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지난 주말까지 진행된 롯데 상품권 증정 이벤트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영패션 상품을 20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1만원 롯데상품권을 제공했다. 물론 수험표를 소지한 고객에 한해서다. 가전·가구, 해외명품, 모피, 주얼리·시계 등도 구매가격의 구간별로 5%에 해당하는 상품권을 줬다.

수험생을 위한 할인행사도 선보였다. 롯데백화점은 같은 기간 게스, 버커루, A/X, 이스트쿤스트 등의 진캐주얼 브랜드와 ANDZ, 지이크, T.I포맨, BON 등 남성 트랜디 브랜드를 수험표를 제시한 고객에게 10~20%할인 판매했다. 13일부터 15일까지는 제이에스티나, 폴리폴리, 스톤핸지 등 주얼리·시계 브랜드를 10%~20%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했다.

지난 9월 강남점에 스트리트패션 전문관 ‘파미에스트리트’를 개관한 신세계 백화점의 전략은 이른바 ‘고딩판 블랙프라이데이’다. 지난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 때는 수험 생활로 참여하지 못했던 수험생들을 위한 특급 할인 기회를 준다는 것이다.

신세계 강남점은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9층 이벤트홀에서 ‘영캐주얼 아우터 박람회’를 열었다. 수험생들은 이 행사를 통해 이월된 추동 상품들을 최대 9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만났다. 신상품도 40%가량의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었다. 매긴, 에고이스트, 플라스틱아일랜드 등 총 16개의 영캐주얼 브랜드들도 참여했다.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에게는 신세계 상품권, 스타벅스 음료권, 레깅스 등 풍성한 사은품도 준비했다.

그밖에도 지난 주말까지 아르마니진, 스킨푸드, 아디다스 등이 10~40%까지 개별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화장품 브랜드 스틸라, 맥, 메이크업 포에버 등은 수험표를 지참한 소비자에게 무료 메이크업 서비스를, 크리니크, 비오템, 헤라 등은 다양한 화장품 샘플을 제공했다.

 

■ 현대·갤러리아도 나서

현대백화점은 대대적인 이벤트를 여는 대신 브랜드별로 10~50%의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현대 백화점 전국 지점에서는 13일부터 15일까지 수험표를 지참한 고객에게 영패션 브랜드를 최대 30% 할인해 판매했다. 톰보이, 주크, CC콜렉트 등 40여개 브랜드도 인기 상품을 10~50%할인하며 수험생들을 끌어들였다.

지점별로 미아점은 홀하우스, 리바이스, 스위트숲 등의 일부 브랜드를 10~20%할인 판매했다. 디큐브시티점은 4층 대행사장에서 지오다노, 컨셉원 등 7개 브랜드가 참여한 ‘인기 캐주얼 3대 그룹전’을 열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13~15일 동안 수험표를 지참한 소비자에게 앤드지, 킨록바이킨록앤더슨, 지이크, 리바이스 등 브랜드를 10~30% 할인한 가격에 줬다.

특히 대전 타임월드점은 다양한 수험생 이벤트를 준비해 눈길을 끌었다. 타임월드점은 12일부터 22일까지 매장을 방문한 수험생에게 11층 엘본그랑카페의 파스타 메뉴(5만원 이상 결재, 4인테이블 1매), 중식당 ‘청’의 탕수육(1만원 이상 결재, 테이블당 1매)을 50% 할인해준다. 버터핑거팬케익스에서도 같은 기간 1가지 메뉴를 30%할인, 제공한다.

8층 스포츠 매장의 닥터마틴은 15일까지 수험생에게 닥터마틴을 10% 할인해줬다. 반스와 스코노도 22일까지 각각 20%할인, 10만원 구매시 1만원 할인 등의 이벤트를 이어간다.

 

■ 진짜 할인은 이제 시작

일부 수험생들은 백화점들의 수능 이벤트가 수능이 끝난 후 며칠에 불과해 참가가 어려웠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오히려 좋은 기회일지도 모른다. 이번 주부터 백화점들이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20일부터 12월 6일까지 송년 세일행사인 ‘K-세일데이’를 연다. 참가 브랜드가 780여개로 역대 최대규모인 이 행사는 지난 10월 진행했던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백화점도 20일부터 같은 이름의 할인 행사를 열기로 했다. 종료일은 지점마다 다르다. 신세계백화점의 'K-세일데이’에는 총 200여개의 상품이 선보인다. 이 상품들은 50~60%의 파격적인 가격으로 소비자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18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관 3층 D홀에서 ‘H쇼핑데이’로 직접 소비자들을 찾아가기로 했다. 식품, 의류, 잡화 등 250여개 협력사의 제품을 최대 80%까지 할인하는 행사다. 현대백화점이 외부로 나서는 첫 행사이기도 하다.

갤러리아백화점도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대전 타임월드점, 천안 센텀시티점, 진주점에 한해 ‘갤러리아 블랙 위켄드’를 연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지난 주말 매출이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날씨의 영향으로 예상보다 다소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주 시작하는 대형 할인 행사에는 더 많은 수험생들이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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