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최형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의 최종 합의가 올해 하반기에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누리꾼들은 현재까지 진행된 협상에 대해 ‘잘했다’는 의견보다 ‘불리한 협상’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는 모습이다.

13일 온라인 빅데이터 분석 업체 리비가 지난달 23일부터~31일까지 한미FTA 관련 글 9,957건, 댓글 11만2,423건을 분석한 결과, 전체 69%가 “불리한 협상이다” “국민들이 속았다” “야당시절과 다르다” 등 부정적 의견을 보였다.

사진제공=리비.

특히 누리꾼들은 한미 환율협의와 관련해 “잘해내라”며 정부를 향한 질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누리꾼들이 한미 환율 협상에 민감한 데는 환율이 하락에 따른 한국 기업의 타격이 불가피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3년 5개월 만에 환율이 최저수준으로 떨어지자 외환시장은 물론 수출 기업들 사이에도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여기에 한미 환율 협의와 관련해 한국과 미국이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를 두고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한국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한 내역을 공개하려고 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특히 미국은 환율 문제를 한미자유무역협정(FTA)과 연계하려는 의도를 공개적으로 밝혀, 통상 전문가들 사이에선 "한국이 환율 주권을 포기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왔다.

이에 누리꾼들이 공분했고 “정부가 거짓말했다” “대국민 사기치는거야? 보자보자하니 너무하네” “핵심만 말해라. 그래서 환율협상 했다고? 안했다고?” 등 비판을 넘어 다양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자동차 개정협상에서는 수입을 허용하는 차량을 2만5,000대에서 5만대로 확대, 철강 개정협상과 관련해 수출손실액이 향후 5년간 4억3,000만 달러를 넘을 것으로 추정되자 누리꾼들은 한미FTA 재협상 과정에 대해 “잘못돼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한 누리꾼은 “난항을 겪던 협상이었는데, 우리 정부가 어떻게 미국이 철강관세를 높여 우리에게 불리해진 상황에서 저런 허술한 조건으로 원만하게 끝났다고 말할 수 있나? 사람들을 바보로 아나”라며 비아냥대기도 했다.

물론 전체 언급량 중 31%는 “잘했다”는 긍정적 의견도 있었다. 대부분이 자동차 주입량 증대를 개정된 협상 중 '잘한 것'으로 꼽았는데,  누리꾼들은 “근본적으로 유류비가 싼 미국에서나 팔리는 고배기량차들 여기서 얼마나 팔리겠냐. 명분을 주고 실익을 취한 대단히 영리한 협상이었다” “ 자동차는 퍼줘도 된다. 애국심 마케팅으로 돈벌어봤자 그거 하나 퍼주고 나머지는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냈다. 그럼 성공한 거다” 등 긍정적 의견을 쏟아냈다.

이밖에 정치적으로 이번 협상을 본 누리꾼들의 의견은 긍정과 부정이 분분했다.

긍정적 의견으로는  “아베 뒷통수 맞은 거 봐라~  이정도로 막았으면 아주 잘한거다” “협상 막 시작할 때만해도 우려 많이 나왔는데 상당히 잘 협상 타결한거 같다” 등이 있었다.

부정적 의견으로는 “FTA 그렇게 잘못했다고 비난하더니  재협상 웃기는 정부다” “야당때 지들 지지 얻으려고 했던 짓들이 결국 정권 잡으니 더 좋지않게 현실이 되어 돌아 온거지” “야당때 떠들던 한미FTA 반대해봐 왜 꿀먹은 벙어리냐” 등 정치적으로 본 한미FTA 개정협상에 대한 긍부정 이견은 팽팽히 대립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한미 개정FTA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어느때보다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관심을 끈 데에는 지난달 말 한미FTA 협상의 구체적인 협상 과정이 언론에 보도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달 25일 농업과 철강 부분은 지키고 자동차 분야를 양보한 협상안이 나왔고 같은달 26일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직접 그 내용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하면서 관심의 급물살을 탔다.

여기에 29일 미국측의 ‘FTA협상에 환율협정이 포함됐다’라는 주장과 한국 정부의 항의와 설명이 나오면서 관심이 급증했다.

또한 30일에는 트럼프가 대북협상을 FTA의 전단계로 언급한 것과 31 미국무역대표부가 미국산 과일 수입금지 문제 제기로 언급량이 높게 나타났다. 

리비에 따르면 채널별 언급분포로는 뉴스가 59%로 가장 높았고, 커뮤니티, SNS, 블로그가 비슷한 비율을 나타냈다.

관련 연관키워드는 철강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관세, 자동차, 환율, 픽업트럭, 북한 등이 상위에 언급됐다. 또한 양보하다, 쿼터, 중국산 등의 키워드도 글과 댓글에서 많이 언급됐다.

최형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