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지호]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에 대해 삼성증권 유사사례를 막기 위해 불시에 점검에 나서 임직원의 주의를 환기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13일 김 원장은 오전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권용원 금투협회장 및 15명의 자산운용사 CEO와 가진 간담회에서 “삼성증권도 너무 자신의 시스템을 믿어 착오 주식배당 과정이 전혀 체크되지 못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원장은 “(운용사 CEO 여러분이)너무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하지 말고 긴장감을 가져달라”면서 “(불시점검 등으로) 모범적인 사례 나오면 공유해 널리 알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삼성증권 사태로 자본시장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실추됐다”면서 “전 업계가 반면 교사로 삼아 내부통제 시스템을 개선해 이해상충이나 불건전 영업행위 등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공모펀드에 대한 신뢰부족으로 인해 자산운용 산업의 발전이 한계를 맞았다고 지적했다.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 비중은 거래량 기준으로 67%에 달해 높은 편이지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모펀드 규모는 10%대에 그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의 GDP대비 공모펀드 비중은 12.2%로 미국(87.8%)이나 영국(57.1%)에 비해 기반이 약하다.

김 원장은 “자산운용 산업이 자본시장 성장과 금융산업 발전의 견인차 역할 해야한다”면서 “ 자산운용 산업이 발전해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을 생산적 분야로 흡수하면 부동산시장이 안정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김 원장은 낮은 퇴직연금 수익률로 자산운용사가 국민의 노후 보장을 못하고 있는 상황도 질타했다.

그는 “지난해 퇴직연금 수익률은 1.88%로 국민연금 수익률인 7.26%에 비해 낮고 펀드 투자 비중도 개인연금·퇴직연금 자산(500조원)의 5.2%(26조원)에 불과하다”면서 “원금 보장 상품을 선호하는 국내 투자자의 성향이 반영되기도 했지만, 안정적으로 보다 높은 수익을 보장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 시절에 피감기관들 돈으로 해외출장을 다녀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김 원장에 대한 사퇴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서면 메시지를 통해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과거 국회의원 시절 문제되고 있는 행위 중 어느 하나라도 위법이라는 객관적인 판정이 있으면 사임토록 하겠다”며 “피감기관 지원 해외출장이 당시 국회의원들의 관행에 비춰 도덕성에서 평균 이하라고 판단되면 위법이 아니더라도 사임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김 원장이 애초 일정에 없던 자산운용사 CEO와 간담회를 이날 연 것도 사퇴 여론을 불식시키기 위한 ‘쇼잉’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김지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