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수·시장점유율 꾸준한 상승 vs 최근 3년 국외로 빠져나간 배당금만 1조

[한스경제 이성노] 국내 정유 후발주자인 에쓰오일이 업계에서 유일하게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외국계 기업으로 고배당 정책에 따른 국부유출 등 논란을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에쓰오일이 최근 5년간 꾸준한 실적을 내고 있지만, 국부유출이란 비난은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3일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에쓰오일의 최근 5년간 전국 주유소 수와 시장 점유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3월을 기준으로 정유 4사(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의 전국 주유소 숫자는 모두 1만1,996개였다. 5년 전인 2012년 3월(1만2,916개)과 비교해 1,000개 가까이 감소했다. 

이 기간 업계 1위 SK에너지를 비롯해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의 주유소 수는 꾸준히 감소 추세에 있었지만, 유일하게 업계 후발주자인 에쓰오일만은 예외였다. 2012년 3월 1,958개였던 에쓰오일 주유소 수는 지난해 3월에는 2,111개까지 증가했다. 

주유소 수가 증가하자 시장 점유율 역시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2012년 3월 15%대였던 에쓰오일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월에는 17.6%까지 상승했다. 

1위는 30.7%(주유소 수-3,608개)를 점유하고 있는 SK에너지이고, GS칼텍스(2,522개·21%), 현대오일뱅크(2,202개·18.4%)가 뒤를 잇고 있다. 아직 시장점유율은 최하위에 머물러 있지만, 에쓰오일은 6년전 4%까지 벌어졌던 3위(현대오일뱅크·2012년 3월 시장 점유율 19%)과 격차를 지난해에는 0.8%까지 좁혀놨다. 

시장에서 존재감을 나타내면서 실적도 최대치를 기록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매출 20조8,914억원, 영업이익 1조4,725억원, 순이익 1조3,112억원을 기록했다.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9.5% 하락했지만, 매출액은 전년과 비교해 28% 상승했고, 전년 대비 8.8% 증가한 순이익은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업계 후발주자로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에쓰오일이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분명하다.

에쓰오일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자회사인 'A.O.C.B.V(Aramco Overseas Company B.V.)'가 대주주다. A.O.C.B.V의 지분율은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보통주 기준으로 63.46%에 달한다. 

문제는 에쓰오일이 고배당 정책을 유지하면서 국부유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에쓰오일이 배당금으로 쓴 금액은 무려 6,870억원이다. 배당성향은 53%로 2년 연속 50% 이상을 기록했다. 일반 주주에게 돌아가는 배당금도 크지만, 아람코에 배당되는 금액도 어마어마하다. 최근 3년 동안 아람코에 배당된 금액만 약 1조706억원에 달한다. 일부에선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배당금으로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은 국부유출이나 다름없다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최근에는 사회공헌 활동에도 인색하다는 곱지 않은 시선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2016년 에쓰오일이 두 곳(울산복지재단, 과학문화재단)의 복지재단에 출연한 금액은 약 16억원이다. 당시 매출액(16조3,000억원)과 비교하면 초라한 금액으로 볼 수 있다.   

에쓰오일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주주친화 정책은 정부에서도 권장하는 것이다. 배당금은 실적을 기반으로 책정하고 주주들에게 환원하고 있다"며 "일부에서 국부유출 등 부정적인 시선이 많은데 에쓰오일은 매년 자산에 맞먹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울산 지역 같은 경우는 고용 효과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기도 하다"고 해명했다.

이어서 그는 "에쓰오일은 외국 자본을 들여와 국내 정유 업계 후발주자로서 30년 넘게 경영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국부유출'이라고 하면 정말 억울하다. 에쓰오일에는 전혀 해당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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