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테슬라가 잇딴 악재에 휘말리면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모델Y 생산 계획을 구체화하는 등 반등을 꾀하고는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15일 미국 나스닥 지수에 따르면 테슬라 주가는 지난 달부터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 기준 252.48달러로 1년여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 잠시 반등을 하는 듯 보였지만, 다시 횡보하면서 12일 종가 기준 294.08달러에 머물러있다.

지난 11일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테슬라 모델X. 오토파일럿 오류뿐 아니라, 배터리 화재 위험성까지 문제가 되면서 테슬라에 대한 신뢰도 급락했다. 사진=연합뉴스

테슬라 주가가 곤두박질 친 가장 큰 이유는 1분기를 마무리하면서 생산능력 부재를 다시 한 번 확인했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지난 1분기 모델3를 8,180대밖에 출고하지 못했다. 생산량도 9,766대에 불과했다. 당초 주당 2,500대를 생산하겠다던 목표와 비교하면 3분의 1에 해당한다.

테슬라는 1분기 마지막주에는 2,020대를 생산했다며 장밋빛 전망을 내놨지만, 일각에서는 그럴 가능성이 없다면서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오토파일럿 안전성에 대한 불신도 높아졌다. 지난 11일 모델X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일으키면서 운전자 목숨을 앗아갔던 것이다. 아직 원인이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역시 오토파일럿의 오류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중간 무역 전쟁도 테슬라에게는 악재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차 시장이다. 만약 중국이 미국산 제품에 대해 높은 관세를 물린다면, 테슬라는 적지 않은 피해를 감당해야만 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테슬라 투자에 부정적인 입장을 숨기지 않았다. 골드만삭스는 테슬라의 향후 목표주가를 195달러로 조정하고 ‘매도’ 의견을 냈다. 무디스도 최근 테슬라 신용도를 6단계나 떨어뜨려 B3로 평가했다.

‘매도 포지션’도 미국 주식 시장에서 최고치로 올라섰다. 금융조사업체 S3 파트너스 등에 따르면 지난 1달여간 테슬라 주식의 매도 포지션은 107억달러에 달했다. 선물 시장에서도 테슬라 주가 하락에 무게를 싣고 있다는 의미로, 많은 투자자들이 테슬라 주가 하락을 예상한다는 방증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또다시 ‘언론 플레이’카드를 꺼내든 상태다. 트위터에는 만우절에 파산했다는 농담을 던지는 등 주가 하락에 개의치 않는다는 태도를 보였다. 인터뷰를 통해서는 생산성을 제고하기 위해 공장바닥에서 자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모델Y에 대한 대량생산 일정도 구체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최근 부품공급업체 예비 입찰 중이다. 빠르면 2019년 11월부터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다. 여전히 대량생산 능력에 대한 의심은 해소되지 않았으며, 모델Y 생산 계획 역시 달성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부채가 무려 29억달러에 달하는 자회사 솔라시티가 테슬라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솔라시티는 머스크 CEO가 사촌들과 설립한 회사로, 재작년 테슬라가 인수했다.

완성차사들도 전기차 출시를 가속화하면서, 테슬라는 더 이상 '혁신' 이미지를 독점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재규어는 테슬라를 정조준한 I-PACE를 올해 전세계에서 출시할 예정이며, 볼보트럭도 내년부터 전기트럭을 생산하기로 했다. 그 밖에도 완성차 업계는 테슬라를 뛰어넘는 전기차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테슬라는 혁신적인 차를 만들고 있지 않다"며 "대량생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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