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T코리아, 지난해 기부금 늘려…억대 진입

[한스경제 변동진] 이익 환원 기여도와 관련해 여론의 뭇매를 맞던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코리아'(이하 BAT코리아)가 처음으로 억대 기부를 해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유상증자를 통해 배당금을 늘리는 등 여전히 본사 충성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튜 쥬에리 BAT코리아 사장. /BAT코리아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BAT코리아의 지난해 기부금은 3억4,100만원 전년(4,500만원) 대비 660.9%나 증가했다. 2015년은 5,600만원에 불과했다.

통상적으로 기부금은 기업 이익의 사회환원 척도로 본다. 이 회사의 최근 3년(2015~2017년) 평균 당기순이익이 186억4,000만원 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지난해 본격적으로 사회환원을 시작한 셈이다.

BAT코리아의 기부금이 늘어난 이유는 그간 따가운 눈총을 받았던 'CSR(사회공헌 활동)'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특히 2016년 경우 사천공장 증축했다. 당시 2,000억원 투자로 인해 1,484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만 지역 친화적인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지난해 사회공헌 활동을 시작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서울에서는 총 상금 1억원을 지원하는 'BAT MAN' 공모전 등을 진행했다. 이는 청년들의 꿈을 응원하기 위해 기획됐다.

문제는 기부금 증가와 함께 배당금도 더 늘어난 점이다. BAT코리아의 지난해 배당성향은 99%이다. 순이익 150억8,500만원 중 148억6,500만원을 최대주주인 'Brown & Williamson Holdings, Inc.'(B&W홀딩스)에 지급했다. 1주당 배당금은 104만563원으로 배당률은 무려 1,487%이다.

배당성향은 회사가 당기순이익 중 얼마를 주주에게 배당금으로 돌려주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즉 배당금 전액을 지분 100%(1만4,286주)를 보유한 미국법인인 'B&W홀딩스'에 보낸 것이다.

B&W홀딩스는 미국 법인이지만, 이 회사는 영국계 다국적 담배회사인 BAT가 지배하고 있다. 한국에서 벌어들인 수익이 영국 본사에 지급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유상증자를 실시, 발행주식수를 8,000주에서 1만4,286주로 늘렸다. 이에 배당성향은 전년(100%)보다 1%포인트 줄었지만 배당금은 8%(137억6,500만원→148억6,500만원)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외국계 기업은 본사에 고액배당을 해왔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배당금을 늘리기 위한 유상증자였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BAT코리아 관계자는 "배당금을 늘리기 위한 유상증자는 아니다"고 강하게 부인하며 "궐련형 담배 글로와 신제품 등을 출시로 인해 본사에서 국내로 파견한 직원 등이 있다. 외국인 직원이 늘면 그에 따른 비용도 증가하기 때문에 유상증자를 실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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