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흑자경영 달성했지만, 연임 불투명
[한스경제 이성노]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임기 만료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연임 여부가 불투명하다. 침몰 직전에 몰렸던 대우조선해양의 수장을 맡아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자구안으로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대주주의 믿음을 사지 못한 분위기다.
16일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정 사장의 임기는 다음 달 28일까지다. 지난 12일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5월 29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대표 이사 선임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정 사장은 지난 2015년 쓰러져가는 대우조선해양에 복귀해 6년 만에 흑자경영을 일궈냈다. 올해 1분기에는 수주 목표액의 30%를 달성했다. 이처럼 '정성립호'가 순항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임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사장 선임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정 사장 임기 만료일까지 다양한 대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 사장의 경영 성과는 모두가 알고 있지만, 산업은행이 이번 사안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지난달 이사회에 재선임 안건이 상정되지 않은 것 역시 정 사장 임기 만료일까지 다양한 선택지를 고민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선 산업은행이 정치권 가까운 인사를 배정하기 위해 정 사장의 연임을 반대하고 있다는 소리가 들리고 있다. '낙하산 사장'이 선임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대우조선해양 측은 '낙하산 인사'를 경계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론 정 사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정 사장은 두 차례 사장직을 역임했고, 영업력 등 다양한 경험이 있다. 현재 조선업에서 키 포인트는 '수주'이다"며 "만약, 외부에서 인사가 온다면 정 사장만큼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노조 측 역시 "사장 후보자 가운데 정치권 인사는 반대한다"며 정 사장을 지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측에 따르면 현실적으로 정 사장 이외에 마땅한 후보자는 없으며 조선 업계 역시 인재풀이 크지 않다. 하마평이 거론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내부적으로 정 사장 연임에 긍정적인 분위기지만,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정 사장 연임에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5년 두 번째 대우조선해양 수장직을 맡은 정 사장은 쓰러져가는 회사를 다시 일으킨 장본인이다. 복귀와 동시에 전임 경영진의 각종 비리(분식회계)를 드러내며 체질개선에 나섰다.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직접 국외로 나가 수주활동을 펼치며 경영정상화에 발 벗고 나섰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6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정 사장 연임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였던 이유다.
하지만 임기 만료 한 달여를 앞두고 연임 여부가 결정나지 않고 있자 부담을 느낀 정 사장은 연임에 큰 미련이 없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정 사장 연임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경영정상화관리위원회의 결정도 있진만, 최종 승인 결국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몫이다"고 말했다.
이성노 기자 sungro51@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