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최송희] 취업난을 뚫고 대기업에 갓 입사한 신입사원이 최근 워크숍에 참가했다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2일 오전 7시쯤 한 호텔 객실에서 신입사원 A씨(28)가 숨져 있는 것을 회사 동료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전날 1박 2일 일정으로 동료들과 첫 워크숍을 왔으며, 저녁 회식자리에서 술을 마신 뒤 오후 11시쯤 객실로 돌아와 잠을 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번 사망의 원인을 “과음”으로 꼽았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평소 주량이 소주 1~2잔 밖에 되지 않은데 전날 술자리에선 과음했다는 동료들의 진술이 있었다.”며 “특별한 외상이 없으며 타살을 의심할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측근들은 “원래 술을 마시던 친구도 아닌데 술 조금 먹고 취한 것 같다며 자신의 호텔 방으로 들어가 누워서 잤는데 아침에 그렇게 됐다.” “메신저 프로필 사진도 회사 다니는 사진인데 홀어머니를 두고 허무하게 가다니...” 라는 등 갑작스런 죽음에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 직장인 필요악 1위, “음주문화”
취업포털 사람인이 직장인 127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91.8%가 '직장생활 중 어쩔 수 없이 요구되는 필요악의 행동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음주문화가 34%를 차지해 1위로 야근(27.9%), 주말근무(25%), 강압적 지시(18.8%), 아부(15.1%)로 나타났다.

■ 술자리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
중견기업 부장 B씨는 “술을 안마시고 빼는 이들이 있으면 ‘즐기지 못하나’ 싶어 몇 잔 권유한다.” 은행 지점장 C씨는 “음주문화를 아예 없애는 건 어렵다. 친목을 다지는 데 어느 정도는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다수의 신입사원들은 “대놓고 술을 강요하는 문화는 사라졌지만 거절하기 어렵다”며 “마시지 않아도 괜찮다고 하지만 잔을 비운 사람에게만 ‘맘에 든다’고 한다” 등 어색한 분위기를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 “술 마시면 친해질까..” 대안은?
신입사원 D씨는 “결국 친해질 사람은 친해지고 술자리가 결코 친해지는 자리라고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술자리를 통해서만 친해질 수 있다는 생각은 구시대적 발상으로 보일 수 있다며 ▶공연, 영화 등을 관람하는 문화활동 ▶맛집 투어 ▶볼링·당구와 같은 레포츠 활동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 사고방식 바꾸기 위해 위에서 먼저 나서야..
최근 워크숍 도중 사망한 신입사원 A씨의 기업은 당분간 “워크숍 전체정지” 및 “일체 술자리 금지”가 되었다고 한다.

조직 내 폭언, 폭행, 성폭력 등 각종 사고는 대부분 술 자리에서 발생한다는 의견과 “술자리를 통해 조직 내 친밀감이나 열정 등이 강화되지도 않는다”라고 뜻을 전했다.
상사와 경영진 측에서 새로운 방안으로 바꾸려는 노력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최송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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