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지호]안동현 자본시장연구원장은 지난 13일 사내 공지를 통해 사임의사를 밝힌데 대해 “오래 전부터 생각해왔고 대학원생 지도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16일 안 원장은 본원에서 기자와 만나 “지도하고 있는 대학원생 2명의 박사논문 통과를 위해 대학(서울대)으로 돌아가야 한다”면서 “어떠한 강압도 없었고 자발적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대 경제학과에서 파이낸스(금융학)를 전공한 교수가 딱 한명이라 현재 박사과정 학생이 수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2년간 (자본시장연구원장을) 했으면 많이 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고려대 경영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이후 미국 뉴욕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노스캐롤라이나 경영대학 부교수를 거쳐 2004년부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했다.

2016년에 자본시장연구원장에 취임하면서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직을 휴직한 상태다. 임기는 2019년 4월까지였다. 안 원장은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와 국민경제자문위원회, 금융발전심의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등에서 위원으로 활동할 정도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국내 몇 안 되는 금융전문가다.

그는 노스캐롤라이나 경영대에서 동양인에 미국 국적이 아님에도 종신직(테뉴어)을 제안할 정도의 실력자다. 소탈한 인품으로 자본시장연구원 박사 등 구성원과 증권가로부터 존경을 받아왔다. 서울대에서도 학생들에 수업이 인기가 많아 안 원장의 컴백을 강하게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1964년생인 안 원장은 “(지도하는 대학원생 2명)이 마지막 제자라고 생각한다”면서 “대학으로 돌아가 그들이 내년에 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거듭 언급했다.

안 원장은 취임 이후 최대 목표로 정했던 ‘보고서의 질 높이기’가 이제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그는 취임 초기부터 정치권이나 연구용역 의뢰자 등으로부터 독립된 공정한 보고서 작성을 강조해왔다. 자신도 언론 인터뷰 등을 꺼릴 정도였다. 연구자들이 원장의 의견에 방향을 맞추려는 시도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는 “연구원 박사들에 경제학이론 툴(Tool)을 벗어나지 않는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보고서를 주문했다”면서 “최대한 자신의 의견을 줄이고 객관적 데이터를 통해 보고서가 ‘소설’이 되지 않도록 애썼다”고 술회했다.

안 원장은 아쉬운 점으로 정보기술(IT) 등 테이터 관련 시스템을 예산문제로 아직 정착시키지 못한 점을 꼽았다. 그는 “그래도 (데이터 시스템의) 기초는 깔아놨다”면서 “차기 원장은 (나보다 더) 훌륭한 사람이 와 완성시켜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투자협회와 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코스콤, 한국증권금융 등 출연기관들이 원장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차기 후보를 추천하게 된다. 안 원장은 새로운 원장이 선임되는 오는 5월 4일까지 자리를 지킬 예정이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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