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정은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바람의 세기에 의해 이변이 연출되기도 한다/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사업본부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이상엽] 미사리 경정장에도 매서운 봄바람이 불고 있다. 경정은 선수의 기량과 모터의 성능이 중요하지만, 비나 바람과 같은 날씨 요인도 경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바람은 선수들의 스타트와 선회에 지대한 영향을 주기에 쉽게 무시할 수 없다.

지난 경정 15회차에서는 전반적으로 우려했던 만큼 거센 바람이 불지는 않았지만 목요일 8경주에는 초속 5m의 강풍이 불었다. 대체로 초속 1~2m 정도의 바람이라면 경주에 큰 영향은 없지만, 초속 4m 이상이라면 선회나 스타트 시 영향을 준다. 계절의 특성상 강한 바람이 자주 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세심한 체크가 필요하다.


바람의 세기만? 방향도 주목해야

바람은 그 세기도 중요하지만 방향도 매우 중요하다. 대체로 등바람(계류장 쪽에서 1턴 마크 방향)과 맞바람(1턴 마크쪽에서 계류장 방향)로 구분하는데, 방향에 따라 선수들의 작전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 지난 15회차와 같이 등바람이 부는 경우에는 선수들이 스타트를 할 때 바람이 밀어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온라인 스타트 시 타이밍을 맞춰가기가 쉽지 않다.

또한 최근 신형 모터, 보트로 교체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여서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모터의 성능을 파악하는데 애를 먹는 상황이다. 여기에 등바람은 상당히 위험할 수 있다. 자칫 플라잉(출발위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플라잉이 잦은 선수들이라면, 등바람이 불 때는 자연스럽게 몸을 사릴 가능성이 있다.

반면, 인코스의 경우 등바람이 스타트할 때 다소 유리하게 작용될 수 있다. 인코스는 조주거리(대기행동시 자리하는 위치에서 스타트 라인까지의 거리)가 센터나 아웃코스에 비해 짧아 스타트 시 탄력을 받아 나오기 쉽지 않다. 하지만 등바람의 경우 탄력을 쉽게 받아 나올 수 있는 이점을 가질 수 있다.


바람 따라 이변 가능성 ‘UP’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는 예기치 않은 전복사고 확률이 평소보다 높다. 수면에 너울이 생기고 항적도 평소보다 커지기 때문에 정상적인 선회를 하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특히, 전속턴 구사가 쉽지 않아 오히려 찌르기로 빈틈을 파고드는 선수가 종종 이변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또한 추격에 이은 역전도 생각보다 쉽지 않기 때문에 하위권 선수라도 초반 선두를 유지한다면 그대로 착순이 굳어지는 경우가 많다.

경정 전문가들은 “앞으로 미사리 경정장에 강한 바람이 자주 불 것으로 예상된다”며 “강한 바람은 선회뿐 아니라 스타트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스타트를 주무기로 하는 선수들보다는 경험이 많은 노련한 선수들과 전개를 잘 풀어가는 선수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상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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