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최형호]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지속적으로 가해지면서, 수도권 비규제지역 아파트로 수요자들이 몰리는 ‘풍선효과’가 여전히 나타나고 있다.

일부 비규제지역에서는 청약 결과가 낮아도 실제 계약은 빠르게 이뤄지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매제한 및 대출규제 등을 모두 적용 받는 규제지역에 비해 내 집 마련 여건이 수월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일부 비규제지역에서는 청약 결과가 낮아도 실제 계약은 빠르게 이뤄지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진=한스경제DB.

1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비규제지역은 이달 1일부터 시행된 양도세 중과를 비롯해 전매제한, 대출규제 등의 영향이 거의 없다.

정부는 이달부터 전국 40개 조정대상지역에 양도세 중과가 시행됨에 따라 기본세율(6%~42%)에 2주택자는 10%p, 3주택자 이상은 20%p의 가산세를 각각 추가로 부과키로 했다. 반면 비규제지역의 경우 양도세는 기존과 동일하다. 여기에 올해부터 분양권 전매 시 적용되는 양도소득세 50%도 무관하다.

전매제한 기간도 소유권 이전등기 때까지 전매가 불가능한 규제지역에 비해 민간택지의 경우 6개월, 공공택지는 1년으로 전매 기간이 짧고, 1순위 자격요건도 통장 가입 후 1년 뒤면 획득 가능하다. 이와 함께 대출 한도 역시 LTV 70%, DTI 60% 적용으로 규제지역보다 높아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수요자들의 부담이 덜하다.

이렇다 보니 비규제지역에서 선보이는 분양단지들은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보이고 있다. 금융결제원 자료를 보면, 롯데건설이 지난 2월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에 선보인 ‘성복역 롯데캐슬 파크나인 1차’는 419세대 모집에 1만 6,534명이 청약 접수해 평균 39.5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비규제지역으로 분류되기 전인 2016년 용인시 아파트 1순위 평균 경쟁률이 2.66대 1, 2017년 0.32대 1 등 낮은 수치였던 것과 비교하면, 사뭇 다른 모습이다.

또 지난해 11월 SK건설이 인천시 송도국제도시에서 1순위 청약을 받은 ‘송도 SK뷰센트럴’의 경우 191세대 모집에 2만 3,638명이 청약하며 평균 123.76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반면, 청약 경쟁률은 다소 낮게 나타나더라도 정당 계약기간에 수요자들이 몰리며 조기 완판되기도 한다. 실제로 GS건설이 지난 1월에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2지구 A1블록에서 분양한 ‘일산자이 2차’는 1순위 청약 때 평균 3.31대 1의 경쟁률로 8개 타입 중 2개 타입이 모집가구수를 다 채우지 못했지만 계약 기간 4일 만에 802세대가 완판됐다. 업계에서는 경쟁률은 낮았지만 조기 완판된 이유로 비규제지역이다 보니 전매 및 양도세 등의 영향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산업개발이 지난해 12월, 비규제지역인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공급한 ‘운정신도시 아이파크’ 역시 2순위에서도 9개 타입 중 1개 타입이 미달되며, 평균 2.41대 1의 경쟁률로 마감했지만 특별공급을 제외한 2,580세대가 한달 만에 모두 주인을 찾는 등 실제 계약은 빠르게 이뤄졌다.

이처럼 분양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끌자 입주를 앞둔 새 아파트의 분양권에도 적잖은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양주신도시에 위치한 ‘e편한세상 양주신도시2차’(2018년 5월 입주 예정)의 전용 74㎡ 분양권은 지난 3월, 분양가(2억 5,737만원)에서 약 3,500만원 오른 2억 9,282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같은달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송도 더샵 센트럴시티’(2018년 9월 입주 예정) 전용 72㎡는 4억 7,750만원에 거래돼 분양가(3억 9,170만원)보다 8,500만원 가량 올랐다.

업계 전문가는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면서 조정대상지역에 한차례 더 규제가 더해진 것인 만큼 전매제한 기간이 짧고 대출한도가 높은 비규제지역으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내 집 마련을 고민 중인 실수요자라면 비규제지역 중에서도 입지여건이 우수하고 개발 호재도 풍부한 곳으로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대림산업이 경기 양주시 옥정지구 A-19(1)블록에서 분양중인 ‘e편한세상 양주신도시4차’는 지하 1층~지상 최고 25층, 24개동, 전용면적 66~84㎡, 총 2,038세대로 조성된다. 특히 양주신도시는 정부의 규제를 빗겨간 수혜지역으로, 계약체결 가능일로부터 1년 후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고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1년 이상, 만 19세이상이면 누구나 1순위 청약을 할 수 있다.

대우건설은 다음달 비규제지역인 경기 수원시 대유평지구(구 KT&G부지)에서 ‘화서역 파크 푸르지오’를 분양할 예정으로, 청약자격 및 전매제한에 대한 제약이 규제지역보다 덜하다.

두산건설은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에서 ‘남양주 두산위브 트레지움’을 분양중이다.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35층(최고), 13개동, 전용면적 59~84㎡ 총 1,620세대로 구성된다. 단지가 들어서는 화도읍은 비규제지역으로 전매제한 기간이 짧고, 대출한도도 규제지역보다 높은데다 남양주의 전통적인 주거지역인 곳이다.

포스코건설·롯데건설은 다음달 경기 의왕시 오전동 오전 ‘가’구역을 재건축하는 ‘의왕 더샵캐슬’을 분양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최고 38층, 8개동, 전용면적 59~113㎡, 총 941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의왕시 오전동 소재로 규제지역에 속하지 않아 전매제한이 짧다.

금강주택이 다음달 인천 도화지구 2-3블록에 ‘인천 도화지구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를 분양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지하 1층~지상 25층, 전용면적 59~84㎡, 총 479세대로 조성된다. 단지가 위치한 도화지구는 비조정대상지역으로 지난 1일부터 시행된 양도세 중과의 영향이 없다.

최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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