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16일부터 10년 이상 근무한 사무직 및 생산 기술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진행

[한스경제 이성노] 현대중공업이 일감 부족으로 인해 대규모 구조조정에 들어간 가운데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노조 측은 "파업까지 불사하겠다"며 희망퇴직 중단을 요구하고 있고, 사측은 "살기 위해선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맞서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일감 부족으로 인해 16일부터 희망퇴직을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노조는 파업을 불사하겠다며 반발하고 있고, 사측은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16일부터 10년 이상 근무한 사무직 및 생산 기술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월, 1년9개월간 끌어온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마친 노사는 불과 2개월 만에  '희망퇴직'을 두고 다시 대립의 각을 세우게 됐다.

노조는 '파업 카드'까지 꺼내 들며 강경하게 맞서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2월 노사 임단협 때 고용안정을 함께 해결하자고 합의했다"며 "현재 사측은 노조와 아무런 협의 없이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다. 명백히 노사합의를 위반한 것이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회사가 구조조정을 중단하고 노사 간 합의를 이행해야 한다. 유휴인력에 대한 순환교육이나 순환휴업 등 다양한 대안이 있다"며 "현재 노조는 지난 2015년 희망퇴직 경험이 있기 때문에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노조 측은 만약, 구조조정이 중단되지 않으면 '파업'까지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먼저 노사합의를 어긴 만큼 노조는 단체행동을 준비하고 있다. 노조는 16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쟁의행위를 결의하고 예산을 확정했다. 현장 분위기가 올라오면 파업에 대한 찬반투표를 한 뒤 행동으로 옮길 계획이다"고 밝혔다.   

박근태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장은 사측의 희망퇴직에 맞서 18일 현재 16일째 삭발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사측은 희망퇴직은 일감 부족으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이미 사내 소식지를 통해 여러 차례 회사 사정과 희망퇴직에 대해 통지했다고 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회사 상황이 많이 심각해졌다. 희망퇴직은 생존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선업은 수주 산업이다. 수주를 하면 1~2년 뒤에 매출로 이어진다. 2016년 수주절벽을 경험했기에 현재 일감 부족은 예상된 것이다"며 "선박 수주는 물론 해양플랜트 수주 역시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노조와 계속해서 이야기를 나누며 회사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측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지난 2016년 수주절벽으로 인해 현재 일감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2개월 전 임단협에서 노조와 고용안정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지만, 일감이 없는 현재로썬 고정비를 줄이는 게 급선무라는 입장이다. 

불과 2개월 전 약 2년 동안 이어진 2년 치 임단협의 마무리한 노사가 2개월 뒤엔 '희망퇴직'을 두고 대립하고 있다. 다만, 강압적인 퇴직 종용이 없다는 것은 불안 중 다행이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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