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지호]코스닥벤처펀드 판매액이 1조원을 돌파하면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판매액 1조원을 돌파한 날이 출시 후 정확히 며칠만인지 혼선이 일고 있다.

17일 금융투자협회는 보도자료를 내고 영업일 기준 출시 9일 만에 코스닥벤처펀드 판매액이 1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확히는 영업일 기준 출시 8일만이다.

코스닥벤처펀드는 지난 5일 공모펀드 6개, 사모펀드 21개가 첫선을 보였다. 같은 날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서울 마포구 기업은행 창업보육센터에 들러 코스닥 벤처펀드에 가입했다. 출시 첫날 판매액은 3,708억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코스닥 벤처펀드 출범일인 지난 5일 기업은행 마포지점을 방문해 코스닥 벤처펀드에 가입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이후 누적 판매액은 6일(3,858억원), 9일(4,831억원), 10일(5,693억원), 11일(6,894억원), 12일(8,368억원), 13일(9,385억원), 16일(1조1,151억원)으로 늘었다. 5일부터 16일까지 영업일 기준 정확히 출시 8일 만에 판매액이 1조원을 돌파한 것이다. 그런데 금투협은 겸손의 의도인지 이를 출시 9일 만으로 오히려 하루 늦췄다.

금투협 관계자는 “이해를 돕기 위해 (보도자료를 낸) 17일을 포함해 9일로 집계했다”면서 “보도자료의 오타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금투협이 정확한 날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일부 언론은 ‘7일(?)’, 다른 언론은 11일(12일이 아니고?) 만에 판매액 1조원을 돌파했다고 하는 등 혼란이 일고 있다. 가볍게 넘길 수도 있지만 그 어느 산업보다 숫자를 중시해야 하는 금융권, 특히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부정확함’이다.

생각해보면 삼성증권 사태도 시작은 가벼웠다. 담당 직원이 휴가를 간 사이 대타 직원이 배당금 대신 배당주식을 입력했고 최종 관리자인 팀장은 이를 확인도 안 하고 승인해버렸다. 그리고 사고 발생일인 6일까지 아무도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 내부 전산망의 경고나 제한조치도 전혀 없었다.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증권금융 등은 2003년 일찌감치 배당금 지급 절차에서 빠졌다.

사고로 매각된 주식이 501만2,000주였으니 망정이지 만일 28억1,000만주가 전부 매도됐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지 상상만 해도 끔직하다. 삼성증권은 지난 2014년 직원의 주문실수로 460억원의 손실을 입어 파산했던 한맥투자증권을 뒤를 이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범죄 심리학에는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 있다. 건물의 깨진 유리창과 같이 사소한 부분을 방치하면 더 큰 범죄로 확산된다는 내용이다. 삼성증권 사태를 거울삼아 업계 종사자들도 마음을 다 잡고 사소하게 여기는 일도 다시 정확히 짚고 넘어가는 문화를 정착시켰으면 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서 ‘깨진 유리창을 몰아내자.’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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