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한국지엠이 결국 임단협 합의에 실패했지만, 이사회에서 법정관리 안건이 처리되지 않으면서 3일여간 '로스타임'을 얻게 됐다. 노사 모두 협의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지만, 노조가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이어갈 예정이어서 '파국'을 맞을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노사는 20일 11차 임단협 교섭에도 실패했다.

전해철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정책기획실장(왼쪽)이 20일 노사 협상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측은 이날 전날 내놨던 합의안을 재차 제시했다. 비용절감 자구안을 잠정 합의하면, 군산공장 근로자 680명에 대해 추가 희망퇴직 신청과 재배치 등을 검토하겠다는 내용이다.

추가로 2019년말에는 트랙스 후속 모델을, 2021년에는 또다른 SUV를 부평 2공장에서 생산하겠다는 계획도 전달했다.

하지만 노조는 또다시 이를 거부하고 20여분만에 테이블에서 일어났다. 근로자 고용 문제를 우선 해달라는 것뿐 아니라, 부평 2공장 신차 배정과 정비사업소 전망 제시 등을 요구하면서 사측의 제안을 거절했다.

이후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과 베리 앵글 GM해외사업부문 사장이 임한택 노조 지부장과 비공개 면담 및 절충을 시도했지만, 결국 합의에는 실패했다.

다행히 사측이 이날 오후 8시 이사회에서 법정관리 안건을 상정하지 않으면서 '로스타임'이 선언됐다. 사측이 다시 이사회를 열기로 한 23일 오후 5시까지다.

노조는 이 기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사측 역시 대화를 이어가자는 데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사간 합의에 가장 큰 쟁점은 군산공장 근로자 680명이다. 사측은 추가 희망퇴직 신청 및 100명 재배치, 나머지 인원에 대한 5년 이상 무급휴직 등 몇발짝 물러섰다. 하지만 노조는 군산공장 폐쇄 철회 및 고용 보장 요구를 굽히지 않고 있다.

노조가 사측에 어느 정도의 발전 계획을 요구하는지도 합의 관건이다. 사측은 트랙스 후속 모델과 추가 SUV, 창원공장 CUV 등 5년여 생산 계획을 차례대로 늘어놨지만, 노조는 계속 더 많은 것을 제시하라고 사측을 압박해왔다.

복리후생비도 주요 협상안 중 하나다. 사측은 수당 지급 축소와 자녀 학자금 지급 3년간 유보 등 절감안을 내놨고, 노조는 먼저 군산공장 문제와 발전 계획을 해결해야만 양보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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