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올해 서른이 된 신현수는 “배우로서 나이는 스무살”이라며 “이제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26세 늦깎이에 데뷔한 신현수는 KBS2 종영극 ‘황금빛 내인생’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극중 지안(신혜선)-지수(서은수)의 남동생 서지호 역을 맡아 열연했다. 재벌집 막내딸 최서현 역의 이다인과 러브라인을 그리며 비타민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해 MBC 단막극 ‘세가지색 판타지’를 시작으로 ‘청춘시대’ 시즌1~2, ‘군주-가면의 주인’ ‘황금빛 내인생’까지 연달아 출연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힌 신현수. 매 작품에 출연할 때마다 “황금빛이었다”며 꾸준히 연기하고 싶은 바람을 드러냈다. 

-서지호 역에 어떻게 캐스팅 됐나.

“처음에 김형석 감독님한테 연락이 와서 미팅을 진행했다. 소현경 작가님이 ‘청춘시대’를 잘 봤다면서 지호를 맡겨도 잘 해낼 것 같았다고 하더라. 지호는 자기의 꿈을 진취적으로 펼쳐나가지 않았나. 가족들과 있을 때는 막내아들로서 비타민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극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잘 수행할 것 같았다고 하더라.”

-지호는 20대 청춘을 대변하는 캐릭터였다.

“인물 소개에 ‘돈이 최고라고 생각한다’라고 돼 있지만, 너무 물질적인 요소를 따라가면 시청자들이 눈살을 찌푸릴 것 같았다. 맹목적으로 돈을 버는게 아니라 가족을 부양하기 위한 것임을 확실히 하고 싶었다. 밖에선 일을 즐기고, 집에선 잔망 떠는 귀여운 모습을 보여줬다. 서현이랑 만났을 땐 인생 선배처럼 조언도 해주고 관계에 따라 성격이 달라지는 점에 중점을 뒀다.”

-30세에 막내동생 역을 연기했다.

“지호한테 미안했다(웃음). 29세 때 연기하면 그래도 20대니까 명분이 있는데, 30세에 24세 청년 연기를 하려니 민망하더라. 은수한테 작은 누나라고 하는 것도 미안했다. 배우로서 서른에 대한 막연한 걱정이 있었다. 막상 서른이 되니까 별반 다를 게 없더라. 배우로서 나이는 이제 스무살 시작이다. 30대에 대한 부담이나 압박감은 전혀 없다. 스물여섯 살에 늦게 데뷔했다. 데뷔한지 3~4년 밖에 되지 않았는데, 군복무를 마쳐서 마음은 여유롭다. (이)태환이가 군대 걱정하길래 조언도 많이 해줬다.”

-이다인과 러브라인이 돋보였다.

“작가님이 원한 임무였다. 극이 무거우니까 나랑 다인이는 환기시키는 역할을 맡았다. 튀려고 하기 보다 다인이와 관계 및 상황에 집중했다. 첫 미팅 때부터 우리가 안 이뤄질 걸 알아서 꽁냥꽁냥 하는 신을 더 열심히 찍었다. 다인이는 야구장 신에서 자기가 예쁘게 나왔다고 좋아하더라. 지호로서 서현에게 심쿵했던 신이 있다. 다시 보지 말자고 했는데 서현이가 클럽에 찾아와서 ‘돈 때문에 그런 줄 아냐. 사람 우습게 보지마’라면서 미안해했다. 서현이 한 번도 자기 감정에 대해 사과한 적이 없었는데 그 부분에서 놀랐다.”

-언제 인기 실감하나.

“‘청춘시대’ 때와 달리 어머니, 아버지 친구 분들의 사인 요청이 오더라. 어른들한테 사랑 받을 수 있는 작품을 하게 돼 기쁘다. 부모님도 굉장히 좋아한다. 촬영 막바지 때 암에 걸린 아버지 서태수(천호진)를 위해 약재 구하러 가는 신이 있었다. 약재상에 갔더니 ‘막내 지호 왔다’고 친손자처럼 챙겨주더라. 댓글은 ‘지호 서현 커플 나오면 숨통이 트인다’ 등의 반응이 많아서 기분이 좋았다.”

-8개월간 주말극 촬영 힘들지 않았나.

“주변에서도 ‘50부작 힘들다’고 걱정을 많이 해줬다. ‘청춘시대2’ 전에 ‘군주’도 8개월간 촬영했다. ‘군주’ 마지막 촬영 다음날 ‘청춘시대2’에 들어갔다. ‘황금빛 내 인생’도 ‘청춘시대2’ 촬영 중간에 들어가서 왔다갔다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청춘시대2’ 끝나고 보니 이미 ‘황금빛 내 인생’은 20부를 찍고 있더라. 8개월이 2~3개월 미니시리즈 찍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이)태성 형도 주말극 많이 했는데 ‘이런 드라마는 처음’이라고 하더라. 그만큼 촬영 내내 즐거웠다.”

-상상암 등 논란도 많았다.

“아버지가 상상암 이후 아무렇지 않다가 다시 암 확진을 받지 않았나. 처음에는 당혹스러웠다. ‘아버지가 돌아가는 신 찍으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지?’ 걱정됐다. 다시 암 확진 됐을 때 불편한 마음이 컸다. 연기지만 8개월 동안 함께 한 선배님의 영정사진을 보면 불편하더라. 모든 배우들이 그랬다. 아버지 떠나보내는 신 찍을 때 현장 분위기가 정말 안 좋았다. 촬영 감독님도 배우들 바스트 따다가 울고, 감독님도 아버지가 콘서트 후 숨 거두는 신 찍을 때 다 같이 와서 매달리는 신을 못 찍겠다고 하더라. 배우들도 많이 힘들어했다.”

-SNS 보면 다정한 아들 같던데. 실제 부모님과 관계는.

“외동아들이라서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다. 고등학교 때까진 아버지 닮아서 무뚝뚝했는데, 대학교 들어가면서부터 대화를 많이 했다. 스스로 생활비 벌면서 너무 철없이 지냈다는 걸 알게 됐다. ‘황금빛 내 인생’이 부성애를 다루지 않았나. 아버지가 감정이입해서 ‘너무 슬픈거 아니냐’고 툭툭 얘기하더라. 나를 낳고 기르던 예전 모습이 떠오른 것 같다.”

-배우로서 황금빛 왔는지.

“계속 나아가는 중이다. ‘아름다운 나의 신부’ 단역할 때부터 황금빛이었다. 연극, 단편ㆍ독립영화 등 매번 작품 할 때마다 황금빛이었다. 작은 역할이든 큰 역할이든 연기할 인물이 있다는 자체만으로 감사하다. 꾸준히 연기하고 싶다.”

-작년부터 네 작품에 연이어 출연했다.

“다작이 목표는 아니었지만, 정말 운이 좋게 항상 작품이 끝날 때 맞물려서 들어가게 됐다. 개인적으로 쉬지 않고 일을 끊임없이 할 수 있는 게 좋았다. 계속 일을 하고 싶다는 열정이 강하다. 약 3년 만에 공백기가 생겨서 공허함이 몰려 올 것 같다. 현실남친 이미지가 강한데, 아직 못해 본 역할이 많다. 각 장르마다 어떤 색을 낼지 궁금하다.”

사진=임민환기자 limm@sporbiz.co.kr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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