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지호]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 대한 부담이 지속하는 가운데 혼조세로 마감했다.

23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4.25포인트(0.06%) 하락한 2만4,448.6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0.15포인트(0.01%) 상승한 2,670.2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7.52포인트(0.25%) 내린 7,128.60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들은 미국 10년 국채금리가 3% 선을 넘어서는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국제유가 움직임도 주시했다. 금리가 상승하면 기업들의 신규 차입 비용이 증가하고, 기존 부채의 이자 비용도 증가하는 만큼 주가에 부담될 것이란 우려가 팽배하다. 

증시 투자 자금이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채권시장으로 이동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이날 장중 한때 2.99% 위로 오르면서 3%에 바짝 다가섰다. 다만 핵심 저항선에 대한 부담으로 추가 상승은 제한됐다.

최근 금리 상승은 유가 급등과 알루미늄 가격 상승 등 원자재발 물가 우려에 기반을 뒀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올해 총 네 차례 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도 확산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에 반영된 올해 4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은 39.3%까지 올랐다. 해당 수치는 한 달 전에는 28.6%였다. 올해 5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은 이날 7.7%까지 상승했다. 한 달 전에는 4.6%였다.

다만 이날은 미국 재무부가 러시아 알루미늄 기업 '루살'과 거래를 청산해야 하는 시점을 기존 6월에서 10월 말로 미루면서 알루미늄 가격이 내렸다. 미 재무부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방미 기간에 맞춰 이런 발표를 내놨다.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은 러시아 기업에 대한 경제 제재의 완화를 주장해 왔다.

국제유가는 예멘 반군 정치 지도자 살레 알리 알사매드가 사우디아라비아의 공습으로 사망했다는 소식 등으로 상승세를 지속했지만, 상승 폭은 제한됐다.

이날도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가 이어졌다. 다만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됐다.

UBS는 1분기 순이익이 15억1,000만 스위스프랑(15억5,000만 달러)으로 시장 예상치 13억8,000만 스위스프랑을 넘어섰지만, 주가는 3%가량 내렸다.

미국 유전 개발 업체 핼리버튼의 주가도 1분기 실적이 예상치 수준에 부합했음에도 보합권에서 마감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실적을 발표한 기업 중 82% 이상이 전망치를 상회했다.

중국과의 무역갈등 완화 분위기는 주가를 지지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지난 21일 무역 협상을 위해 중국을 방문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도 므누신의 방중을 환영한다고 답했다.

이밖에 제약회사 머크의 주가가 항암제 '키트루타' 판매에 대한 골드만삭스의 투자등급 상향 덕분에 2.4% 오르고, 캐터필러 주가가 씨티은행의 등급 상향으로 0.5% 상승한 점은 장초반 증시에 활력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0.4% 내려 가장 낙폭이 컸다. 소재 분야도 0.3% 내렸다. 반면 통신주는 1.08% 상승했다. 에너지주는 0.61% 올랐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6월 25bp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을 92.5%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3.20% 하락한 16.34를 기록했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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