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환구 사장 보수 6억3,354만원·일반 직원 6,261만원, 고통 분담 임금 반납은 20% 동일

[한스경제 이성노] 현대중공업이 경영개선을 위한 고통 분담에 대해서 임원진과 일반직원이 '같은'비율의 임금 반납을 결정해 빈축을 사고 있다. 강환구 사장과 일반 직원의 보수 차이는 10배가 넘지만,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임금 반납 비중은 20%로 똑같이 책정했다.  고통분담이라는 경영정책에 큰 이견은 없으나 문제는 연봉 6억원 대의 사장이나 6,000만원 대의 일반직원이나 같은 비율로 고통을 나누는 것에 대해 절대적으로 임금규모가 낮은 일반 직원들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고통분담만 임원진과 직원들이 '평등'하다"는 볼멘소리가 거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 20일 경영난을 이유로 기본급 동결과 임금 20% 반납 등의 내용이 포함된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 개정안을 노조에 전달했다. /사진=연합뉴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 20일 경영난을 이유로 기본급 동결과 임금 20% 반납 등의 내용이 포함된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 개정안을 노조에 전달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내용으로 아직 어떤 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며 "최근 어려운 회사 사정을 반영한 내용이다. 올해 수주를 7척밖에 못하는 등 극심한 일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경영 정상화를 위한 결정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지만, 문제는 고액 연봉을 수령하는 강 사장을 비롯한 임원진과 일반 직원의 고통 분담 비중(임금 20% 반납)이 같다는 것이다. 

지난해 강 사장의 보수는 총 6억3,354만원이다. 강 사장을 포함한 8명의 현대중공업 임원 1인당 평균 보수액은 1억9,869만원이다. 반면 일반 직원 1인 평균 급여는 6,261만원이다. 강 사장과 비교해 10분의 1도 안 되고, 임원 1인당 평균 보수액에는 3분의 1수준에도 못 미친다. 하지만 임금 반납 비중은 20%로 동일하다.  

현대중공업은 임원들은 고통 분담 차원에서 지난 2015년부터 직급별로 차등적으로 입금을 반납해왔다. 상무는 20%, 사장은 100% 임금을 반납했다. 그러다 지난해 7월부터 직급과 관계없이 반납 비중을 20%로 완화했다. 6,311만원이었던 2016년 임원 1인당 평균 보수는 지난해 1억9,869만원까지 치솟았다.       

노조 측은 임금 반납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분노가 가득찬 상황이다. 고통 분담이 아니고 고통 전담 수준이다. 최근 10년 동안 임금은 동결 수준에 머물렀는데 당장 20%를 삭감하면 노동자들에겐 죽으라는 소리다. 억대 연봉자와 노동자의 임금 반납 비중은 같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겉으로 보기엔 분명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내부 사정을 잘 알지 못하는 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 관계자가 소속된 회사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사장 100%, 일반 직원은 10%씩 임금을 반납하고 있다. 

일반 회사원은 현대중공업의 임단협 개정안에 "말도 안되는 일이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억대 연봉을 받는 임원과 일반 직원의 고통 분담 비중이 같다는 건 불공평한 처사다. 연봉 수령액 대비 비중을 다르게 해야 불만이 없을 것 같다. 회사의 수정안에 수긍하는 일반 직원들이 한 명이라도 있겠냐"고 말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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