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두 정상 만남 TV로 시청...인터넷·모바일 통한 실시간 스트리밍은 어려울듯

[한스경제 김민혜] 실시간 생중계를 예고한 27일 남북정상회담에 전 세계의 이목이 한반도를 향하고 있다. 우리측은 5G등 신기술을 총동원해 실감나는 생중계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에서도 실시간 중계가 실시될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TV를 통한 생중계 가능성은 크지만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생중계는 힘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관측이다.

최근, 북한에서도 스마트폰 사용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2016년 말 기준으로 360만 명 이상이 이동전화 서비스에 가입한 것으로 확인돼 현재 가입자는 400만 명을 넘겼을 것으로 추산된다. 기술력의 차이는 현저하지만 ‘아리랑’, ‘진달래’ 등 자체적인 운영체제의 휴대폰, 태블릿 PC 등이 공급되고 있다.

북한의 스마트폰 '아리랑'. 사진=크리스티안 부데 크리스텐슨(덴마크 소프트웨어 개발자) 트위터

1998년 7월, 나진·선봉 지역에서 최초의 이동전화 회선을 개통시켰던 북한은 2000년대로 들어서며 자체적인 인트라넷을 구축해 개인의 휴대전화 소유를 허용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요금이 비싸 사용자는 기업인이나 권력층 인사들에 국한됐다. 2003년 당시 이동전화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가입비와 기기 구입비 등 우리 돈으로 100만 원 이상이 필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암시장을 통해 선불 전화카드가 거래되기 시작하면서 이용자는 증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2004년, 휴대전화를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 암살 시도가 포착됐다는 이유로 북한 주민 대상 서비스는 금지됐다. 일반에 이동전화 서비스가 재개 된 것은 2009년에 들어서다. 이집트의 통신사와 합작해 설립한 ‘고려링크’는 3G서비스를 시작했다. 가입에 필요한 가격도 큰 폭으로 낮아져 이 때부터 이용자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

따라서 북한에서도 인터넷이 가능하지만 아직은 휴대전화의 서비스 가입 절차가 복잡하고, 북한의 평균 소득 대비 가입비 및 이용료가 비싼 편이어서 부유층이나 권력층을 중심으로 사용되고 있다. 인터넷 역시 대부분의 사용자에게는 많은 제약이 따르는 인트라넷 형식이다. 접속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한정적이며 이용자를 감시하기 위한 장치들도 설치돼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첫 만남부터 전 세계에 생방송으로 알리기로 남북이 합의한 만큼, 북한에서도 TV 생중계를 통해 회담 현장을 주민들에게 공개할 가능성은 높게 점쳐진다. 북한의 정상국가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하는 김정은 위원장이 파격행보를 보일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통한 생중계의 경우는 기술적 제약 때문에 불가능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평양에서조차 아직 초기 단계 수준의 3G망을 사용하고 있어 데이터 전송 속도가 매우 느리기 때문이다. 사진 한 장을 전송 받는 데도 수 분이 소요되기 때문에 데이터양이 많은 실시간 스트리밍 감상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평양 외부에는 아직 문자 메시지조차 제대로 전송되지 않는 사각지대가 많지만 북한의 통신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 의의를 두는 시각도 있다. 남북 관계개선을 통해 ICT 교류 협력을 늘려나가면서 상호 발전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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